“끝이 곧 시작” 아레테 콰르텟의 금호아트홀 라스트 송

아레테 콰르텟 금호문화재단 제공

2025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활동해온 아레테 콰르텟이 11월 13일 오후 7시 30분 금호아트홀에서 ‘마지막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의 부제는 ‘Last Words’. 베토벤과 슈베르트가 남긴 마지막 현악 사중주를 통해, 두 거장이 삶의 끝자락에서 남긴 음악적 언어를 되새긴다.

아레테 콰르텟은 베토벤 ‘현악 사중주 16번 F장조’와 슈베르트 ‘현악 사중주 15번 G장조’를 연주한다. 두 작품은 작곡가의 내면을 가장 진솔하게 드러내는 편성인 현악 사중주로, 생의 마무리를 앞둔 두 거장이 자신의 음악 인생을 회고하듯 쓴 작품이다. 첼리스트 박성현은 “베토벤과 슈베르트는 성향이 다르지만, 마지막 작품에서는 모든 것을 초월하고 더 자유로운 음악적 언어를 선택했다”며 “우리 역시 상주음악가로서의 마지막 무대를, 새로운 시작의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전했다.

2020년 금호영체임버콘서트로 데뷔한 아레테 콰르텟은 바이올린 전채안, 박은중, 비올라 장윤선, 첼로 박성현으로 구성돼 있다. 2021년 프라하 봄 국제음악콩쿠르를 시작으로, 2023년 모차르트 국제콩쿠르, 2024년 리옹 국제실내악콩쿠르에서 잇따라 우승하며 국제무대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는 프랑스 보르도와 캐나다 밴프 국제 현악 사중주 콩쿠르에서 한국팀 최초로 입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11월에는 첫 정식 음반 ‘야나체크 & 수크(Janáček & Suk)’ 발매도 앞두고 있다.

금호문화재단은 2013년부터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제도를 통해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을 조명해왔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첼리스트 문태국,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등이 이 프로그램을 거쳤으며, 2025년에는 처음으로 실내악단이 선정됐다. 아레테 콰르텟은 ‘공명(共鳴)’을 주제로 한 네 차례의 공연 시리즈를 진행하며, 작곡가의 내면과 청중의 감정을 연결하는 음악적 대화를 시도했다.

이번 무대 ‘Ⅳ. Last Words’는 그 여정의 결산이자, 새로운 순환의 시작이다. 첫 공연 ‘Arete’에서 하이든의 ‘십자가 위 예수의 마지막 일곱 말씀’을 연주했던 그들은 10개월 뒤 베토벤과 슈베르트의 마지막 말을 연주하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금호아트홀을 지켜 온 네 악기의 현이 어떤 울림으로 마침표를 찍을지 기대를 모은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