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올레길] 반복되는 불면·주간 피로, 수면다원검사로 밤사이 변화부터 점검해야

분당 두리이비인후과의원 이세윤 대표원장

수면이 흐트러지면 아침에 눈을 떠도 개운하지 않아 하루의 흐름이 뒤틀리기 쉽다. 단순 피로라고 여기지만 밤마다 이어지는 뒤척임이나 갑작스러운 숨막힘 같은 변화는 몸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 이런 변화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밤 동안의 생리적 움직임을 세밀하게 살피는 과정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수면다원검사가 이러한 어려움의 원인을 확인하는 도구로 활용되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면다원검사는 밤 사이 뇌파와 호흡 패턴을 함께 살피는 검사다. 잠에 드는 순간부터 아침에 깰 때까지 뇌와 호흡 그리고 근육 움직임이 어떤 흐름으로 반복되는지 확인할 수 있어 수면 구조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얕은 잠과 깊은 잠이 어떤 비율로 이어지는지, 중간에 자꾸 깨어나는 원인이 무엇인지 점검할 수 있어 장기간 반복되는 불면이나 과도한 주간 피로와 같은 문제를 이해하는 데 활용된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호흡 흐름이 밤중에 간헐적으로 좁아지는 경우가 있고 코막힘이나 비강 구조의 문제로 인해 산소 흐름이 일정하지 않을 수 있다.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신체가 긴장을 유지해 깊은 잠으로 충분히 진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 약물 복용 및 생활 패턴 변화가 영향을 줄 때도 있으며 평소 카페인 섭취가 많거나 늦은 시간까지 빛을 많이 접하는 생활 환경도 수면 리듬을 흐릴 수 있다. 이런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아침에 잠에서 깬 뒤에도 힘이 빠지거나 집중하기 어려운 날이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이 반복된다면 수면다원검사로 밤사이 어떤 변화가 이어지는지 확인하는 게 도움이 된다. 코골이가 동반되는 경우에는 호흡 흐름이 끊기거나 약해지는 순간이 있었는지 살펴보며, 주간 졸림이 심한 경우에는 실제로 잠이 얼마나 깊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확인한다. 또 신체가 움직이며 깨는 순간이 잦은지 소리나 빛에 대한 반응이 예민한지 등의 요소도 함께 분석한다. 검사 결과는 개인의 생활 패턴과 함께 해석해 원인을 짚어보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검사 후에는 결과에 따라 여러 방법을 고려한다. 호흡이 불규칙하게 끊기는 경우에는 기도 흐름을 유지하도록 돕는 장치가 적용될 수 있고, 코막힘이나 비강 환경의 영향이 있는 경우에는 이에 맞춘 관리가 필요하다. 스트레스성 불면이 의심되면 수면 위생 관리와 심리적 긴장을 완화하는 조절법을 병행해 수면 리듬을 안정시키는 방향을 찾는다. 핵심은 같은 증상으로 보이더라도 원인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상에서 수면의 질을 유지하려면 생활환경을 먼저 살피는 것도 필요하다. 늦은 시간의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밝은 빛을 오래 쬐지 않도록 조절하면 생체 리듬이 보다 안정되기 쉽다. 잠드는 시간과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해 뇌가 자연스럽게 잠을 준비하도록 돕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과도한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취침 전 무리한 운동 및 과한 식사를 피하는 것 역시 깊은 잠으로 진입하는 데 영향을 준다. 이런 변화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보다 세밀한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수면은 하루의 시작을 좌우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밤에 충분히 쉬지 못하면 일상의 리듬이 계속 흔들리고 사고나 건강 문제로 이어질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반복되는 불면, 코골이, 주간 졸림이 삶의 흐름을 방해한다면 자신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게 도움이 된다. 

분당 두리이비인후과의원 이세윤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