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와 애니까지 입어 화제 ‘퍼 트리밍 봄버 재킷’

사진제공 | 더블랙레이블

갑작스럽게 기온이 떨어지며 한겨울 체감 추위가 빨라진 가운데 퍼 트리밍 봄버 재킷이 패딩과 코트 사이 ‘대안 아우터’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간절기 대표 아이템이던 항공 점퍼 특유의 짧고 볼륨감 있는 실루엣에 두툼한 충전재, 퍼 디테일을 더해 보온성을 높인 ‘겨울형 봄버’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롱패딩에 식상함을 느낀 소비자들이 새로운 선택지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실제로 온라인 편집숍 29CM가 11월 1~14일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퍼 아우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380% 증가했다.

이 흐름에 불을 지핀 건 인기 아이돌 가수들의 ‘일상복’이다. 블랙핑크의 제니를 시작으로 올데이 프로젝트 애니, 아일릿 민주 등 인기 그룹 멤버들이 퍼 트리밍 봄버 재킷을 자연스럽게 소화한 모습이 공개되며 수요가 급증했다.

애니는 특히 최근 신곡 티저 영상에서 로우클래식의 후디드 퍼 트리밍 봄버 재킷을 착용하자, 29CM에서 해당 상품 거래액이 11월 13~17일 전주 대비 20% 이상 늘었다. 소매와 등판의 솜 안감, 탈부착할 수 있는 퍼 후드, 에코 퍼를 활용한 안감 등 기능과 포인트를 동시에 갖춘 구성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겨울 봄버 재킷이 주목받는 이유는 스타일링 난이도가 낮고 활용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오버핏 덕분에 후드, 스웨트셔츠, 두꺼운 니트까지 다양한 겨울 이너와 자연스럽게 레이어링할 수 있고, 데님·와이드 팬츠·미니 스커트·롱부츠 등 하의 선택의 폭도 크다. 퍼가 목과 얼굴 주변을 감싸는 디자인은 체감 온도를 낮춰주는 동시에 핏을 잡아줘, 과한 액세서리 없이도 완성도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이번 시즌 유행하는 ‘Y2K’와 빈티지, 그리고 자연스럽고 거친 느낌을 즐기는 메시걸 스타일의 확산도 퍼 후드 봄버의 재등장을 뒷받침한다. 2010년대 유행했던 퍼 후드 점퍼의 감성이 ‘스트리트 코드’와 만나 새롭게 소비되고 있는 셈이다.

패션업계는 20대 초중반을 중심으로 퍼 디테일 아우터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는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패딩 다음으로 손이 가는 겨울 아우터를 찾는 소비 심리가 이어지는 만큼, 퍼 트리밍 봄버 재킷은 올겨울 거리와 온라인을 동시에 점령할 전망이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