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의 미야자키 리포트] ‘입지 상승’ 이형범의 확신 “두산 불펜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입력 2020-02-24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두산의 불펜이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두산 베어스 이형범(26)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다. ‘디펜딩 챔피언’의 유일한 약점이 불펜이라는 평가에 조금도 망설임 없이 답했다. 2020시즌 팀의 수호신으로 거듭날 준비가 이미 끝난 듯했다.

이형범은 2019시즌 두산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KS)를 모두 제패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 처음에는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양의지(32)의 보상선수라는 타이틀을 달고 2019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67경기에서 6승3패19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 2.66의 성적을 거두며 허리를 든든하게 지켰다. 두산이 불펜 평균자책점 2위(3.64)를 기록하며 가장 큰 물음표를 지울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이형범의 주무기는 우타자의 몸쪽으로 40㎝ 이상 꺾이는 투심패스트볼(투심)이다. 가장 자신 있는 공을 두려움 없이 던지니 좋은 결과가 따라왔고, 1군 선수라는 이미지도 확고해졌다. 덕분에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21일까지 진행된 호주 질롱 1차 캠프 종료에 앞서 일찌감치 그를 2020시즌 마무리로 낙점했을 정도다.

23일부터 3월 8일까지 진행하는 일본 미야자키 2차 캠프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 미야자키 캠프에서 만난 이형범은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내가 더 빨리 기회를 받는다는 생각은 했다”며 “그저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어떻게든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 외에는 보직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비시즌에도 업그레이드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풀타임 시즌을 치를 수 있는 몸상태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이형범은 “체력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힘들더라도 더 뛰려고 했고, 통증이 있었던 무릎과 팔꿈치 보강운동을 꾸준히 했다”며 “몸을 잘 만들어서 시즌 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 기술적으로도 기존의 구종을 보완하는 데 주력했다. 타자가 치기 어려운 코스로 투심을 던지고, 팔스윙을 유지하며 서클체인지업을 던질 수 있도록 리듬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0시즌 두산 불펜은 김강률과 곽빈의 복귀 등 희망요소가 존재한다. 그러나 여전히 타선, 선발진과 견줘 물음표가 붙는 게 사실이다. 김 감독이 가장 고민하는 파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형범은 “두산 불펜이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구위가 뛰어나고, 강점을 가진 투수들이 많다. (김)강률이 형과 (곽)빈이도 날씨가 따뜻해지면 돌아올 것이다. 유형도 다양하다. (최)원준이와 (박)치국이 등 사이드암과 (함)덕주 등 좌투수도 있다. 좋은 투수들이 너무 많다. 상황에 따라 활용도가 높으니 문제없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말 마디마디에 확고한 믿음이 느껴졌다.

미야자키(일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