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의 미야자키 리포트] “선수 한 명만 걸려도 야구 못해” 코로나19 바라보는 김태형 감독의 우려

입력 2020-02-26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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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 사진제공|두산베어스

“선수 한 명만 걸려도 폐업이다. 야구 못 한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53)은 25일 최근 코로나19가 대한민국까지 강타한 상황에 대해 우려를 숨기지 못했다. 캠프지인 미야자키에는 아직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비교적 안전한 편이지만, 한국의 상황은 다르다. 특히 두산은 3월 14일 예정된 첫 시범경기를 대구에서 치러야 한다. 대구·경북지역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최근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시범경기를 관중 없이 치르는 것은 물론 연기와 취소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김 감독은 “결정하는 대로 해야 한다”면서도 “선수 한 명이 (코로나19에) 걸리면 폐업이다. 야구 못 한다”고 강한 어조로 얘기했다.

두산 구단도 대응책을 마련했다. 선수단에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예방 수칙을 교육하고 선수단의 몸상태 및 의심증상 여부 점검키로 했다. 또 필요한 외부인 접촉을 금지하고, 외출을 통제키로 했다. 숙소인 라그제히토츠바호텔 입구에도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해 운영한다.

선수들은 물론 현지 취재진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일정을 모두 마친 뒤 호텔 주차장에서 홀로 배트를 돌리는 선수도 눈에 띄었다. 몇몇 선수는 “지금 한국 상황은 어떠냐”고 걱정했다. 국내 취재진은 물론 일본 현지 기자들도 선수, 감독과 인터뷰를 할 때도 마스크를 착용했다.

확진자는 격리치료를 요한다. 확진자와 밀접접촉자도 자가 격리 대상이다. 선수단에서 한 명이라도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팀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다. 그러다 보니 더더욱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연습이고 뭐고 모두가 격리돼야 한다. 그게 겁나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미야자키는 코로나19의 영향권에서 다소 벗어나 있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나쁠 것은 없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다.

미야자키(일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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