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한국 여자골프’, 11년 만에 ‘메이저 무관’

입력 2021-08-23 15: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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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1년 이후 매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한국이 11년 만에 ‘메이저 무관’으로 전락했다.
김세영(28)은 23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파72)에서 끝난 시즌 5번째이자 마지막 메이저대회 AIG 여자오픈(총상금 580만 달러·68억2000만 원)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꾸며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했다. 1라운드 공동 선두에 올랐던 김세영은 2라운드 공동 3위, 3라운드 공동 8위에 이어 공동 1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톱10에 들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 나선 한국 선수 14명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이정은6(25)은 합계 2오버파 공동 48위, 박인비(33)는 3오버파 공동 52위에 그쳤다.

2010년 메이저대회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던 한국은 2011년 US여자오픈에서 유소연(31)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뒤 3승을 기록한 지난해까지 최근 10년 간 한 차례 이상 메이저 챔피언을 배출했다. 하지만 올해는 5개 대회에서 무관에 그쳤다. 메이저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톱10에 단 한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 역시 2003년 크래프트 나비스코챔피언십(현 ANA 인스퍼레이션) 이후 18년 만이다.

지난해 7승을 합작하며 최근 6년 연속 LPGA 투어 시즌 최다 우승국 영광을 안았던 한국은 올해 박인비와 고진영, 김효주(이상 26)가 각각 1승씩을 거두며 ‘고작’ 3승에 그치고 있다. 미국(7승)은 물론 태국(5승)에도 밀린다. 도쿄올림픽에서도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최근 AP통신의 평가대로 한때 압도적 지배력을 자랑했던 ‘여자골프 강국’ 한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여자 골프계 인사는 고진영과 김효주가 AIG 여자오픈에 뚜렷한 이유 없이 불참한 것을 언급하며 “우리 선수들의 간절함이 예전만 못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AIG 여자오픈 우승트로피의 영광은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가 가져갔다.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인 노르드크비스트는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공동 2위 조지아 홀(영국), 리젯 살라스(미국), 마들렌 삭스트롬(스웨덴·이상 11언더파)를 1타 차로 제쳤다. 우승상금은 87만 달러(10억2000만 원). 2009년 LPGA 챔피언십, 2017년 에비앙 챔피언십에 이어 개인 세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넣으며 투어 통산 9승을 달성했다.
최근 3년 간 무기력과 피곤감을 일으키는 단핵증에 걸려 고생했던 노르드크비스는 “대부분 사람들은 이 병이 얼마나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는지 모른다. 내가 다시 우승할 수 있을지 의심했다”며 “이렇게 우승을 하고 보니 그만큼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었고, 지난 어려움도 값지게 여겨진다”고 했다. 34살 베테랑의 굳은 의지와 간절함이 묻어났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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