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아시안게임’ AG 첫 동메달 수확한 김국영, 여전히 한국육상의 대들보

입력 2023-10-04 14: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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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영. 사진 | 뉴시스

13년 만에 드디어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육상 단거리의 간판스타인 김국영(32·광주광역시청)은 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400m 계주 결선에서 이정태(27·안양시청), 이재성(22·한국체대), 고승환(26·광주광역시청)과 함께 38초74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2010년 광저우대회부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김국영으로선 무려 13년만의 첫 메달이다.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 출전에서 첫 메달을 목에 걸며 마침내 ‘한’을 풀었다.

한국육상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의미 있는 동메달이다. 이 종목에서 한국의 메달 수확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동메달 이후 무려 37년만이다. 김국영을 비롯한 남자 400m 계주대표팀은 한국기록까지 경신하며 의미를 더했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여러 국제대회에서 한국은 늘 기초종목에 큰 약점을 보였다. 특히 육상은 수영과 비교해도 더 취약한 종목이었는데, 김국영은 이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한국육상의 명맥을 이어왔다.

김국영은 100m, 200m 등 단거리에서 존재감을 떨쳐왔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대회에서도 200m 4위로 눈물을 삼킨 바 있다. 그러나 4번째로 출전한 아시안게임인 항저우대회에서 드디어 첫 메달을 따냈다. 후배들과 합작한 메달이기에 더 값졌다. 이번에도 눈물을 흘렸지만, 5년 전과는 의미가 전혀 달랐다.

고승환, 이재성, 김국영, 이정태(왼쪽부터). 사진 | 뉴시스


김국영은 “마지막 아시안게임이어서 감정이 더 격해졌다. 드디어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땄다”며 “국내대회에서도 우승을 많이 해봤지만, 이 정도 규모의 대회에서 태극기를 휘날린 것은 처음”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김국영은 격한 감정 속에서도 후배들을 살뜰히 챙겼다. 이제 자신은 아시안게임 무대를 떠나지만, 후배들은 막 출발선에 섰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 후배들은 아직 기록을 내지 못했을 뿐이다.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고 더 큰 무대로도 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김국영은 은퇴 전까지는 계속해서 100m 기록 단축에 도전하겠다는 굳은 의지도 드러냈다. 그의 100m 개인최고기록은 10초07이다. 물론 한국기록이기도 하다. 마지막 목표는 ‘마의 9초대’ 진입이다. 김국영은 “내가 기준을 높여놓아야 후배들의 목표도 높아진다”고 밝혔다.

마지막 아시안게임 무대를 마치고도 한국육상의 청사진을 그린 김국영이다. 여전히 그는 한국육상의 대들보다.

항저우(중국)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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