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되는 집안’ 포항이 마침내 FA컵 품었다…전북, ‘진짜’ 무관으로!

입력 2023-11-05 12: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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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북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FA CUP’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 현대의 결승 경기에서 포항이 우승을 차지한 후 김기동 감독이 최인석 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항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포항 스틸러스가 10년 만에 다시 FA컵을 품었다. 창단 50주년을 맞은 올해 스스로에 안긴 큰 선물이다.

포항은 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FA컵’ 결승전에서 전북 현대를 4-2로 따돌렸다. 이로써 포항은 조기에 K리그1 우승을 확정한 울산 현대와 함께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티켓을 따냈다. 현재로선 리그와 FA컵 챔피언이 최상위 레벨인 ACLE로 직행하고, 리그 2위는 ACLE 플레이오프(PO)로 향할 전망이다. 리그 3위는 그 아래 등급인 ACL2로 갈 가능성이 크다.

쉽진 않았다. 전반 17분 전북 송민규에게 실점한 포항은 전반 44분 한찬희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으나, 후반 6분 전북 구스타보에게 페널티킥(PK) 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끝까지 집중했다. 후반 29분 제카가 다시 동점을 만들고 4분 뒤 김종우가 역전골을 터트렸다. 전북이 거세게 반격하던 후반 45분 홍윤상이 쐐기골을 뽑아내며 1만2000여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10년 전의 기분 좋은 추억을 되살렸다. 당시 포항은 전주성 결승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전북을 꺾고 FA컵 2연패에 성공했는데, 올해는 안방에서 다시 한번 활짝 웃었다. 포항은 5번째(1996·2008·2012·2013·2023년) FA컵 타이틀로 전북, 수원 삼성과 함께 최다우승 타이를 기록했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우리의 승리를 의심한 적이 없다. 4-2로 이기자고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며 활짝 웃었고, 결승골과 함께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김종우는 “리그 우승을 놓친 뒤 FA컵을 꼭 차지하자며 선수들이 똘똘 뭉친 결과”라고 밝혔다.

대회 득점왕 구스타보(5골)를 앞세운 전북은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역대 최다 우승에 도전했으나, ‘포항 징크스’에 발목을 잡혔다. 올 시즌 전북은 포항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리그 4차례 대결에서도 1무3패로 크게 밀렸다.

전북은 마지막 타이틀 획득 기회마저 날리며 오랜만에 ‘무관의 시즌’을 맞게 됐다. K리그 최다우승(9회)을 자랑하는 전북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최소 1개의 트로피는 거머쥐었다. ‘심판매수’ 파문에 휩싸인 2016시즌에는 ACL을 평정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몰아닥친 2020시즌에는 ‘더블’에 성공한 바 있다. ‘가문의 라이벌’ 울산 에 리그 우승을 내준 지난해에도 FA컵을 제패하며 ‘우승 DNA’를 뽐냈으나, 개막부터 유독 풀리지 않았던 올 시즌은 ‘빈손’으로 마치게 됐다.

포항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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