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장 알바로 큐 잡은 최혜미, 동호인 출신 첫 LPBA 여왕

입력 2023-11-1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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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미가 8일 밤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NH농협카드 L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김예은을 꺾고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혜미는 프로당구 최초로 ‘동호인 출신’ 우승자에 맨 먼저 이름을 올렸다. 사진제공|PBA

LPBA 챔피언십 결승 4-2 승리
3000만원 챙기며 상금랭킹 5위
프로 데뷔 4년만에 첫 우승 감격
최혜미(29·웰컴저축은행)가 프로당구 최초 ‘동호인 출신’ 우승의 새 역사를 썼다.

최혜미는 8일 밤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NH농협카드 L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김예은(24·웰컴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4-2(4-11 11-4 11-5 11-5 6-11 11-8)로 이기고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최혜미는 LPBA 14번째 챔피언이자 한국 선수로는 12번째 LPBA ‘여왕’에 올라 우승 상금 3000만원을 챙기며 단숨에 상금랭킹 5위(3272만원)로 점프했다.

학창 시절 유도 선수로 활동한 최혜미는 당구와는 다른 길을 걷다 성인이 돼 당구장 아르바이트를 통해 처음 큐를 잡았다. 당시 지인으로부터 “당구장 아르바이트가 ‘꿀 아르바이트(가성비 좋은 아르바이트)’다”라고 추천해 당구장 문을 열게 됐다. 당구장 아르바이트를 하며 ‘당구TV’에서 김세연 프로가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여자도 당구를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동호인으로 당구를 치게 됐다.

최혜미는 이후로 아마추어 전문선수도 아닌 동호인으로만 활동하던 중 2019년 동호인 대상으로 열린 ‘LPBA 오픈챌린지’를 통해 보폭을 넓히며 프로당구 선수가 됐다.

결승전은 ‘집중력’의 싸움이었다.

1-1로 한 세트씩 주고받은 뒤 이어진 3세트부터 최혜미가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했다. 최혜미는 11이닝 만에 11점에 도달해 11:5로 승리하며 세트스코어 2-1로 앞서 나갔다. 4세트에서는 김예은이 9이닝 동안 공타로 돌아선 사이, 최혜미가 차분하게 스코어를 저축해 13이닝 만에 11:5로 승리, 세트스코어 3-1로 달아났다.

이후 한 세트를 내준 최혜미는 7이닝까지 7:8로 열세였지만 원뱅크샷을 포함, 빠르게 4득점을 추가하며 11:8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2020-2021시즌 개막전 SK렌터카 챔피언십에서 21세 7개월의 나이로 최연소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김예은은 개인 통산 3번째 우승 앞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우승을 차지한 최혜미는 트로피를 받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최혜미는 “프로 데뷔 4년 만에 첫 우승이다.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아도, 내일(9일)쯤이면 기쁨이 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회 한 경기에서 가장 높은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웰뱅톱랭킹’(상금 200만원)은 대회 64강전에서 박선경을 상대로 13이닝 만에 25-6으로 승리, 애버리지 1.923을 찍은 용현지(하이원리조트)가 수상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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