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고민이었던 투수진 이끈 김경태 LG 투수 코치가 돌아온 2023시즌 [베이스볼 피플]

입력 2023-11-16 14: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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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태 LG 투수 코치(오른쪽). 스포츠동아DB

“마음고생 했지만 보람이 있었습니다.”

LG 트윈스는 올해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에서 정상에 섰다. 29년 만에 대업을 이뤄냈지만 모든 게 완벽했던 건 아니다. 특히 투수파트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핵심자원들의 부진과 부상으로 시즌 구상이 흐트러진 채 출발했고, 많은 변화가 불가피했다. KS를 앞두고도 선발투수진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었지만 LG는 결국 원하는 바를 이뤄냈다. 투수파트를 책임진 김경태 코치(48)는 올해를 돌아보며 “마음고생도 했지만 보람이 있었다. 염경엽 감독님과 함께 하며 배운 점도 많다. 잘 따라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또 선수들을 믿고 활용할 수 있게 길을 열어준 염 감독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LG는 시즌 초반 투수진이 불안정했다. 믿었던 불펜의 핵심자원 고우석과 정우영이 부상과 부진을 겪었다. 또한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확정한 5명의 선발로테이션이 불안감을 노출했다. 새로운 얼굴들이 나온 불펜진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지만 선발투수들의 경쟁력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시즌 중반 이정용을 선발로 전환시키는 작업을 했고, 김윤식과 이민호 등 젊은 투수들은 2군으로 내려가 장기간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만만치 않은 시기를 잘 버텼고, LG는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다.

김 코치는 “(선발진 중에) 누군가를 찾아야 했다. 힘든 와중에 우리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불펜이었다. 다른 팀은 필승조가 3~4명인데 젊은 투수들이 필승조로 올라서 우리는 불펜이 더 두터워졌다. 그들을 믿고 선발투수를 찾았고, 김윤식과 이민호를 과감하게 2군 보내 다시 준비하게 만들 수 있었다”고 되돌아왔다. 이어 “이러한 결정을 시즌 도중에 한다는 게 쉽지 않은데 감독님이 결단을 내리셨다. 이정용은 병역의 의무를 마치고 돌아오면 (선발투수를) 하게 될 것을 미리 시킨다는 생각이었다. 단계별로 투구수를 올려 해보자고 했던 부분도 적중했다”고 덧붙였다.

KS에선 김윤식이 4차전 선발로 나서 5.2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친 게 LG가 시리즈의 흐름을 손에 넣는데 결정적이었다. LG의 올해 첫 KS 선발승이었다. 마무리투수 고우석은 완벽하진 않았지만 LG의 KS 우승을 지켜냈다.

김 코치는 “KS를 준비할 때 김윤식이 좋은 공을 던졌다. KT 타선이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좌투수에게 약하다는 점을 주목했다. 감독님께 4선발로 김윤식을 강력하게 어필했다”며 “내 눈으로 확인한 것 중 KS 4차전에서 던진 김윤식의 체인지업이 올 시즌 중 가장 좋았다. 타자들이 거의 치지 못했다. 커브도 안정적이라 경기를 잡아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우석에 대해 김 코치는 “그는 우리나라 최고의 투수이고, 우리 팀의 상징이다. 나뿐 아니라 감독님을 포함한 모두가 그를 믿었다. 불안감이 드러난 경기도 있었지만 결국 경기를 지켜줬다.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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