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 그리고 지배, 클린스만의 선택이 일단 통했다 [Q&A로 본 싱가포르전]

입력 2023-11-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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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팀 김민재(오른쪽 2번째)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싱가포르와 홈 1차전 도중 공격에 가담해 헤더로 골을 노리고 있다. 상암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클린스만호’가 통산 12번째이자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을 향한 대장정에 올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싱가포르와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홈 1차전에서 5-0 대승을 거두며 첫 단추를 잘 꿰었다. 한국은 ‘실전 모드’로 전환됐다. 앞선 8차례 A매치는 월드컵 예선과 내년 1월 카타르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부담을 던 대표팀은 21일 선전 유니버시아드스포츠센터에서 중국과 원정 2차전을 갖는다.


Q=주장 손흥민(토트넘)부터 최정예가 투입됐다.

A=싱가포르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55위로 한국(24위)보다 크게 뒤진다. 그럼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약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신중하게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라인업부터 필승 의지가 드러났다. 손흥민뿐 아니라 황희찬(울버햄턴)과 이강인(파리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뮌헨),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조규성(미트윌란) 등 유럽 무대에서 맹활약하는 자원들이 모두 내세웠다.


Q=초반부터 맹렬히 몰아세웠다.

A=전방을 책임진 조규성부터 압박하고 중앙수비수 김민재까지 과감히 전진해 싱가포르를 흔들었다. 조금의 공간만 열리면 돌파하고 적극적으로 슛을 시도해 분위기를 주도했다. 예고된 부분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우리 리듬과 템포를 가져가겠다. 상대를 기다리면 어려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월한 예선 통과를 위한 전제 조건인 다 득점 경기를 하려면 당연한 선택이기도 했다.

16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한국과 싱가포르의 경기에서 한국이 싱가포르 상대로 5-0 승리한 후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상암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Q=첫 골까지는 오래 걸렸다.

A=완전히 라인을 내린 싱가포르는 공격을 포기한 듯 했다. 한국은 총공세를 펼쳤으나 혈이 뚫리지 않았다. 운도 없었다. 전반 23분 이강인의 크로스를 조규성이 헤더로 떨군 것을 이재성이 골로 연결했으나 오프사이드 취소됐는데 오심이었다. 비디오판독시스템인 VAR이 존재했다면 골로 인정됐을 수 있다. 그러나 월드컵 2차 예선엔 VAR이 가동되지 않는다. 전반 33분 조규성이 시도한 회심의 슛은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전반 종료직전 이강인의 왼발 크로스를 조규성이 마무리해 한숨을 돌렸다. 대량득점의 신호탄이었다.


Q=지배하는 축구가 나왔다.

A=대표팀은 후반에만 4골을 몰아쳐 대승을 완성할 수 있었다. 특히 핵심 공격진이 나란히 골맛을 보며 자신감을 찾았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공격축구를 누구보다 선호하는 클린스만 감독이지만 틀에 박힌 플레이보다 그라운드안에서의 자율을 추구한다. 누군가 막히면 서로 위치를 바꿔가며 답답한 상황을 타개할 것을 주문한다. 결과적으로 옳았다. 상대적 약체였지만 큰 위기 없이 일방적인 공격을 시도했다는 점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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