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강등’ 수원 삼성, 분노의 리빌딩? 혼란의 엑소더스?

입력 2023-12-13 17: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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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태풍전야의 고요함일까. 올 시즌 K리그1에서 유일하게 생존하지 못한 수원 삼성의 스토브리그가 너무도 조용하게 흘러가고 있다.

1995년 창단해 수많은 타이틀을 챙긴 전통의 명가 수원은 ‘하나원큐 K리그1 2023’에서 최하위(12위)에 머물며 K리그2로 곧장 강등됐다. 강등 확정 직후 분노한 팬들에 고개 숙인 이준 대표이사와 오동석 단장은 사의를 표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후’다. 아무런 조짐이 없다. 구단의 소셜미디어(SNS)도 조용하다. 심지어 들끓는 ‘민심’을 달래기 위한 뻔한 문구의 사과문조차 게재하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실패를 반복했고, 반복된 위험 징후에 대처하지 못한 채 최악의 사태를 맞은 사무국은 물론 성적의 직접적 책임이 있는 선수단에도 적잖은 쇄신이 절실한 때다.

방향은 두 갈래다. 분노의 리빌딩 아니면 혼란의 엑소더스다. 그리고 그 출발은 수뇌부 거취를 결정하고, 정식 사령탑을 뽑는 작업이다. 수원은 올해만 해도 ‘대행’까지 무려 4명의 사령탑과 함께 했다. 이병근 감독으로 시즌을 시작해 최성용 대행을 거쳐 김병수 감독이 부임했고, 금세 염기훈 플레잉코치가 대행을 맡았다. 리더십부터 확실히 다져야 한다는 얘기다.

승격과 강등을 모두 거친 구단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강등 다음 시즌이 빨리 제자리로 돌아갈 유일한 기회”라고 입을 모은다. K리그2는 ‘지옥’으로 표현될 정도로 치열하다. 부산 아이파크, 전남 드래곤즈 등이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다만 매년 힘들이지 않고 국가대표급 전력을 갖추는 김천 상무가 승격한 2024시즌 K리그2의 승격경쟁은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

당연히 최우선 과제는 전력 유지다. 스쿼드를 최대한 지키거나 강화해야 내일을 기약할 수 있다. 시즌 초부터 압도적 선두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둡다. 대개는 K리그2에 맞는 규모로 바뀐다. 꾸준히 지원이 축소된 그간의 상황을 고려할 때 수원도 다르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적잖은 선수들이 다른 팀들의 영입 타깃이 됐다. K리그1 팀들과 간접 접촉이 이뤄진 정황도 있다. 긍정적 리빌딩보다는 혼란스러운 탈출에 무게가 쏠리는 이유다. 수원은 시간이 없다. 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K리그2에 머무는 기간만 길어질 뿐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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