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WKBL
24일 삼성생명전은 빅맨의 효과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 한판이었다. 첫 2경기만 뛰고 허리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했던 김태연이 복귀한 것이 승리 이상의 큰 소득이었다. 김태연은 이날 18분19초를 뛰었다. 몸 상태가 100%는 아니었던 까닭에 그동안 전술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여파가 느껴졌고, 2점·5리바운드·2어시스트·2스틸의 기록도 그다지 눈에 띄진 않았다. 그러나 그가 골밑에서 버텨준 것 자체로 효과는 엄청났다.
김태연은 187㎝의 장신 센터다. 높이에서 밀리지 않으니 상대 빅맨들이 쉽게 득점할 수 없었다. 김소니아, 김진영, 구슬 등 경쟁력을 갖춘 포워드들은 자유롭게 내·외곽을 넘나들며 공격 기회를 창출했다. 특히 지난 시즌(12점·6.1리바운드)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지표가 하락했던 김진영의 외곽 움직임이 확실히 살아났다. 김태연의 출전시간이 늘어나면 어떤 농구를 구사할지에 대한 해법을 어느 정도 찾은 셈이다.
물론 김태연의 복귀로 팀이 180도 달라진다고 단언할 순 없다. 구나단 신한은행 감독도 이를 인정한다. 김태연이 코트를 밟았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수비전술이 제한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높이의 차이로 실점하는 빈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플러스 요소다. ‘스몰 라인업’에 국한됐던 팀 컬러를 다양화할 수 있다는 점도 호재다. 구 감독은 김태연에게 “늘 상대를 힘들고 괴롭게 하라”고 주문한다.
김태연의 복귀전에서 6연패를 끊으며 ‘빅맨 효과’를 체감한 신한은행이 남은 시즌 어떤 변화를 줄지도 주목할 만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