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대표팀 재건 프로젝트 맡은 라미레스-모랄레스 감독, “세계무대 도약…‘원 팀’과 ‘세대교체’로 영광 되찾을 것” [현장 인터뷰]

입력 2024-04-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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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싸나예 라미레즈 남자 배구대표팀 감독, 페르난도 모랄레스 여자 배구대표팀 감독이 25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배구 국가대표팀 신임감독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이싸나예 라미레즈 남자 배구대표팀 감독, 페르난도 모랄레스 여자 배구대표팀 감독이 25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배구 국가대표팀 신임감독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날개 없이 추락하던 한국배구가 본격적으로 재건에 나섰다. 부활 프로젝트의 책임자는 남자대표팀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40·브라질)과 여자대표팀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42·푸에르토리코)이다.

이들은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배구의 국제경쟁력과 위상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다부진 의지를 밝혔다. 남자대표팀 사상 첫 외인 사령탑인 라미레스 감독은 “한국배구 역사의 유구함을 알고 있다. 다시금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스테파노 라바리니(이탈리아)~세자르 곤잘레스(스페인)에 이어 여자대표팀의 3번째 외국인 사령탑이 된 모랄레스 감독 역시 “좋은 성적을 냈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다부진 포부를 드러냈다.

한국남녀배구는 이미 세계 변방으로 밀려났다. 세터 한선수(대한항공), 미들블로커(센터) 신영석(한국전력) 등 30대 중반의 베테랑들을 여전히 대체하지 못한 남자배구는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도 출전하지 못할 정도로 처참히 무너졌고, 여자배구 역시 ‘여제’ 김연경(흥국생명)과 양효진(현대건설) 등이 태극마크를 반납한 뒤 빠른 속도로 허물어졌다.

여자배구의 2022년과 2023년 VNL 성적은 특히 충격적이다. 무려 24연패 중이다. 범위를 2021년까지 넓히면 VNL에서만 27연패다. 당연히 2024파리올림픽 출전권은 얻지 못했고, 심지어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시상대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 사이 세계랭킹은 40위까지 추락했다.

한국 부임에 앞서 파키스탄남자대표팀을 이끌었고,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선 한국을 3-0으로 격파한 바 있는 라미레스 감독이 “아시아가 전반적으로 체격, 체력이 부족하다. 보강훈련을 통해 원하는 레벨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하자 모랄레스 감독은 “전술·전략적 보완이 필요하다. 대한배구협회와 V리그 구단들이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좋은 선수들을 계속 대표팀에 데려오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밑그림을 설명했다.

이싸나예 라미레즈 남자 배구대표팀 감독, 페르난도 모랄레스 여자 배구대표팀 감독이 25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배구 국가대표팀 신임감독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이싸나예 라미레즈 남자 배구대표팀 감독, 페르난도 모랄레스 여자 배구대표팀 감독이 25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배구 국가대표팀 신임감독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이날 두 사령탑이 가장 강조한 대목은 ‘원팀’이다. 라미레스 감독이 “배구는 팀 스포츠다. 혼자 싸워선 이길 수 없다”는 배구철학을 강조하자, 모랄레스 감독은 “대표팀 구성원 모두가 좋은 관계로 팀 분위기를 잘 유지해야 한다. 무엇보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사이에 좋은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거들었다.

당면한 과제는 여전히 ‘세대교체’다. 일단 변화의 조짐은 확인됐다. 15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VNL을 준비 중인 여자대표팀은 강소휘(한국도로공사)와 박정아(페퍼저축은행)를 중심으로 새 판 짜기에 돌입했고, 6월초 바레인에서 열릴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지컵을 앞둔 남자대표팀은 다음달 1일 시작될 강화훈련에 대학생 미들블로커 최준혁(인하대)과 19세 이하(U-19)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맹활약한 이우진(베로 발리 몬차)을 발탁했다.



라미레스 감독은 “적장으로 지켜본 한국의 장·단점은 분명하다. 미들블로커가 약점이지만 강한 서브가 좋다. 이를 최대한 활용해 세계무대에서 다시 통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다짐했고, 모랄레스 감독은 “40점을 홀로 책임지던 과거 김연경과 같은 상황은 더 이상 나오기 어렵다. 양쪽 날개와 후위를 두루 활용하며 고른 득점 분포를 위해 고민 중이다. 다행히 선수들의 기본기가 좋아 새로운 배구를 빠르게 습득하고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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