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켓 천재’ 하야시다 뜬다…한국팀 첫 외국인 선수 등장

입력 2024-05-0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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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가대표 출신이자 국내실업 소프트테니스 1호 외국인 선수 하야시다 리코가 지난 3월 열린 회장기 대회에서 우승한 뒤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 l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제102회 동아일보기 전국소프트테니스대회’ 오늘 개막…6개국 112명 참가
제102회 동아일보기 전국소프트테니스대회가 3일 경북 문경국제소프트테니스장에서 막을 올린다. 1923년 전조선여자정구대회로 시작한 동아일보기는 국내 스포츠 대회 가운데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한다. 전국체육대회가 동아일보기보다 3년 먼저 시작됐지만 1924년까지는 전조선야구대회라는 이름으로 열렸기 때문에 현재 대회와는 성격이 다르다.

소프트테니스 종주국 일본에도 동아일보기보다 역사가 오래 된 대회는 없다. 흔히 ‘고고하이(皇后杯·황후배)’라고 부르는 전일본소프트테니스대회도 1946년 제1회 대회를 치러 동아일보기보다 역사가 23년 짧다.

동아일보기는 제100회 대회 이후 꾸준히 국제대회 격상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대회에는 일본을 비롯해 대만, 말레이시아, 중국, 태국, 캄보디아 등 해외 6개국에서 112명이 참가한다. 지난해보다 참가국(4개국)과 참가인원(21명)이 모두 늘었다. 전체 참가 선수(약 1000여 명) 가운데 10% 이상이 해외 출신인 것이다.

올해 대회에는 한국 팀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도 등장했다. 순창군청 소속 하야시다 리코(25·일본)가 주인공이다. 하야시다는 고3이던 2017년 미야시다 고코로(24)와 짝을 이뤄 고고하이에서우승하며 ‘천재 소녀’로 이름을 떨쳤던 선수다. 고고하이에서 고교생이 우승한 건 이들이 처음이었다.

하야시다는 성인이 된 뒤에도 일본 대표팀 주축 선수로 활약하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19년에는 세계선수권에서도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소프트테니스는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니라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이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인정받는다.

문제는 너무 빨리 정상에 오르다 보니 ‘번아웃’이 찾아왔다는 것. 하야시다는 23세였던 2022년 선수 은퇴를 선언했다. 평소한국 문화와 관심이 많았던 하야시다는 은퇴 후 한국으로 어학연수를 왔다. 그러다 어학연수 시작 1년 만에 순창군청에서 스카우트 제안을 받으면서 다시 라켓을 잡게 됐다. 순창군청은 원래 남자 팀만 있었는데 여자팀을 창단하면서 외국인 선수 영입을 통해 전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관계자는 “순창군청은 전체적으로 이번 대회 단체전에서 우승한 전력은 아니다. 다만 하야시다가 개인전 단식과 복식에서 우승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야시다가 국가대표 꿈나무 선수 육성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야시다는 3월 열린 회장기 대회 때 이민선(26·NH농협은행)을 물리치고 이미 국내 대회 정상을 차지한 적이 있다. 이민선은 2022년과 지난해 동아일보기에서 2년 연속으로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한 한국 간판선수다.

하야시다가 올해 대회 정상을 차지하면 권화선(78), 김봉희(77)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동아일보기와 고고하이에서 모두 우승하는 선수로 이름을 남길 수 있다. 동아일보기에서 5번 우승한 권화선-김봉희 조는 1970년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고고하이 정상을 차지했다.

주최: 동아일보·스포츠동아

주관: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경상북도소프트테니스협회·문경시소프트테니스협회

후원: 문경시 문경시체육회

김정훈 동아일보 기자 hu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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