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최종 3라운드 1번 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하고 있는 박민지. 사진제공 | KLPGA
박민지는 9일 강원 양양군 설해원의 더 레전드 코스(파72)에서 열린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원)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해 나란히 10언더파를 친 공동 2위 이제영 전예성 최예림을 2타 차로 따돌렸다. 서서울CC에서 열린 2021년 대회를 시작으로 설해원으로 장소를 옮긴 2022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패권을 차지하며 시즌 첫 승 및 통산 19승에 입맞춤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선 한장상이 한국오픈(1964년~1967년)과 KPGA 선수권대회(1968년~1971년)에서 각각 4연패를 달성한 적이 있지만 KLPGA 투어에서 단일대회 4년 연속 우승은 박민지가 처음이다.
이번 대회 개막에 앞서 셀트리온이 대기록 달성을 응원하기 위해 박민지 우승 시 3억 원, 다른 선수 우승 시 1억 원을 특별포상금으로 지급키로 하면서 박민지는 이번 한 대회에서만 총 5억1600만 원의 거금을 획득했다. 다만 3억 원의 특별포상금은 시즌 공식 상금 기록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첫날 8언더파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을 작성하며 단독 1위에 오른 박민지는 2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11언더파로 선두를 유지한데 이어 마지막 날까지 리더보드 최상단을 지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대기록 달성을 자축했다.
4연패에 대한 부담감 탓인지 박민지는 2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선 최종라운드에서 쉽게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전번 9개 홀에서 모두 파를 적어낸 뒤 10번(파4) 홀에서 보기로 뒷걸음질을 치면서 같은 시간 11번(파3) 홀을 끝낸 전예성, 12번(파4) 홀을 마친 이제영과 나란히 10언더파 공동 선두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역시 박민지는 박민지였다. 11번 홀에서 티샷을 1m 옆에 떨궈 첫 버디를 낚아 단독 1위를 되찾은 뒤 14번(파5) 홀에선 6.5m 중거리 버디퍼트를 성공시켜 2타 차로 달아났다. 18번(파5) 홀에서 3m 버디 퍼트를 챔피언 퍼트로 장식하며 마침내 새 역사를 썼다.
지난해 시즌 종반부터 올해 초까지 3차신경통으로 고생했던 그는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몸 상태가 괜찮다.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경기를 뛸 수 있게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기 때문”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하다 눈물을 흘린 뒤 “당초 통산 20승을 하면 우승상금을 기부하려고 했는데, 4연패를 더 뜻 깊게 하기 위해 이번 대회 우승상금 전액을 기부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이후 1년 만에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구옥희와 신지애가 갖고 있는 KLPGA 투어 통산 최다승(20승) 타이기록에 단 1승 차로 다가선 박민지는 “20승이라는 큰 목표가 있기 때문에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1승을 더 추가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고 덧붙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