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루 파리] 막바지에 접어든 파리올림픽…키워드는 ‘애국심 고취’와 ‘얇은 지갑’

입력 2024-08-08 11: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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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파리올림픽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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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파리올림픽이 어느덧 끝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달 26일(한국시간) 개막한 이번 대회는 12일 폐막까지 전체 일정의 3분의 2 이상을 소화했다.

개막을 전후로 프랑스 현지에선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았다. 적자를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고, 개회식에선 한국을 북한으로 소개하는 대형사고까지 치면서 전 세계인의 비웃음을 샀다. 현지 분위기가 좋을 리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분위기가 개선됐다는 후문이다. 교민, 현지 특파원,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은 “프랑스가 대회 초반 메달을 쓸어 담으며 현지 분위기가 급격히 뜨거워졌다. 2000년대 이후 최다 금메달이 2000시드니올림픽의 13개였는데, 이미 7일까지 13개를 따 국민이 매우 만족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양궁이 열린 레쟁발리드양궁장, 유도가 펼쳐진 샹드마르스아레나, 펜싱이 벌어진 그랑팔레 등은 프랑스 선수들이 메달을 목에 걸 때마다 들썩였다. 양궁 밥티스트 애디스, 유도 테디 리네르, 펜싱 세바스티안 파트리스 등 스타플레이어가 관중석을 향해 손짓할 때면 관중은 열렬한 환호로 화답했다. 현지 팬들의 올림픽 열기를 경기장마다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대회 기간 내내 파리는 뜨거웠다. 일각에선 파리올림픽 최대 효과는 ‘애국심 고취’라고 말할 정도다.

2024파리올림픽 기간 현지 물가는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았다. 1일(한국시간) 남녀 경보 20㎞가 열린 에펠탑과 트로카데로 광장 일원에선 체리콜라 1리터(왼쪽) 가격이 22유로(3만3000원)에 이르렀다. 파리|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2024파리올림픽 기간 현지 물가는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았다. 1일(한국시간) 남녀 경보 20㎞가 열린 에펠탑과 트로카데로 광장 일원에선 체리콜라 1리터(왼쪽) 가격이 22유로(3만3000원)에 이르렀다. 파리|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그러나 파리올림픽 때문에 지갑이 얇아진 시민들의 분노도 적지 않다. 프랑스 정부는 파리올림픽과 잇달아 개최될 패럴림픽을 맞아 지난달 20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대중교통 요금을 2배 이상 인상했다. 지하철 종일권 요금이 8.65유로(약 1만3000원)에서 16유로(약 2만4000원)로 크게 뛰었고, 관광명소인 에펠탑과 루브르박물관 입장료도 각각 20%와 30% 이상 올랐다. “올림픽 기간 대중교통 혼잡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정부의 해명에도 민심은 들끓었다.

자연스레 물가가 크게 올랐다. 1일 남녀 경보 20㎞가 열린 에펠탑과 트로카데로광장 일원에선 체리콜라 1리터 가격이 22유로(약 3만3000원)에 이르렀고, 닭고기-감자튀김 세트 역시 45유로(약 6만8000원)나 됐다. 자원봉사자 임수빈 씨(한국)는 “확실히 올림픽 특수라는 게 존재하는 것 같다. 원래 다니던 식당들이 대회 기간에 맞춰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며 “더위를 무기 삼아 올린 느낌도 적지 않다. 현지인들도 부담스러운 액수”라고 귀띔했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프랑스가 203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자 민심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파리 시민 실비아는 “물가와 대중교통 가격 모두 터무니없이 올랐다. 6년 후 이런 상황을 되풀이해야 한다는 점이 짜증스럽다”고 토로했다.



파리|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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