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체육회신임사무총장거부”

입력 2008-04-15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구안숙추대’대한체육회와감정싸움격화…베이징올림픽준비차질우려
“신임 사무총장에 대한 임원 승인을 거부한다.” (문화체육관광부) “나가라는 건지, 있으라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 (김정길 대한체육회장)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신임 사무총장 선임과 관련, 극한의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다. 문체부는 14일 공문을 통해 ‘체육회에서 승인을 요청한 임원 구안숙은 스포츠 현장은 물론 체육행정 경험이 전무해 1년도 채 남지 않은 임기 동안 베이징올림픽의 차질없는 준비 및 체육계 안팎으로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부적합하다’고 통보했다. 체육회가 3월5일 이사회에서 금융전문가 출신인 구안숙씨를 만장일치로 신임 사무총장으로 추대했지만, 문체부는 3월17일 “구안숙 내정자는 실체적, 절차적인 문제가 많다”며 승인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임원 선임을 재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럼에도 체육회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문체부는 승인 요청서를 받은 지 39일만에 최종 불가 공문을 내려보낸 것이다. 문체부로부터 공식 공문을 받은 체육회는 15일 오전 김정길 회장 주재로 집행부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한 끝에 25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특히 김회장은 스포츠동아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당혹스럽다. 체육회 88년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베이징올림픽 개막이 4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문체부의 결정은 베이징올림픽 준비를 더 어렵게 만든다”면서 “정말 납득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 회장은 “사전 협의를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역대 공식, 비공식적으로 협의한 적이 없다. 전문성을 문제 삼지만 역대 사무총장들도 비전문가였다. 또한, 정부예산을 받는 단체이니만큼 정부와 협의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렇게 해왔다. 다만, 인사 문제는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체부 입장에서는 정부 예산을 지원 받는 단체의 인사 문제 또한 주무 부처와 협의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문체부는 체육회가 사무총장을 선임하기 전에 협의를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선임했기 때문에 빚어진 문제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구안숙씨 개인의 문제로 국한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김 회장의 퇴진여부와도 직간접적으로 연관을 지을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자리에 연연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것이 부담스럽다. 선출직이기 때문에 국민과 체육인들이 원한다면 나가겠다. 다만, 베이징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그만둘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문체부와 체육회의 감정싸움으로 번진 이번 사태가 자칫 베이징올림픽 준비에 차질을 빚지나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