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화정의파워인터뷰]김명민“바른생활사나이?나도한때놀았어요”

입력 2008-04-22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MBC‘베토벤바이러스’주연“지휘자役일단폼나맘에쏙”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설레고 행복한 일이다. 배우 김명민은 참 좋아하는 사람이다. 드라마 ‘하얀 거탑’에서 장준혁을 본 순간 그냥 그의 팬이 되고 말았다. 같은 연예인으로서 팬이 된다는 건 너무 기분 좋은 일이고 신선하다. ‘최화정의 파워인터뷰’ 첫 인터뷰이로 김명민이 선택된 것도 그 덕분이다.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김명민을 만났다. 그를 만난 오후의 햇살도 너무나도 좋았다. -오늘 명민씨 만난다고 해서 샴페인이랑 초콜릿을 좀 준비하려고 했어. 그런데 인터뷰 보는 분들이 ‘최화정은 인터뷰할 때 이렇게 하는구나’ 생각할까 봐 부담돼서 그냥 왔어. 내 마음만 받아줘. 샴페인 10병, 초콜릿 이만큼!(웃음). 자, 그럼 인터뷰를 시작해볼까. ○“난 항상 장준혁이어야 하는가” -일단, 명민씨 너무 잘 생겨졌어. 옛날 FM 스튜디오(SBS ‘최화정의 파워타임’)에 (게스트로) 들어왔을 땐 드라마의 장준혁이 그대로 들어오더라구. 그런데 지금은 진짜 스타의 느낌이 나네. 근데 그게 좋은 건지 모르겠어. “난 항상 장준혁이어야 하는 건가? 누나가 오랜만에 봐서 그런 걸 거에요. 하기야 사람들이 실물이 낫다고 해요. 그동안 맡은 역할을 보면 (나이가) 들어 보이는 이미지였죠. 그래서 청바지만 입고 다녀도 달라 보이나 봐요.” -장준혁이라는 역할, 아마 드라마 역사상 한 획을 긋는 배역이 될 것 같아. 그런 역할을 맡은 게 축복일 수 있지만, 너무 (그 이미지에)젖을 수도 있는데. “어떤 역을 처음 하거나, 끝낼 때 최대한 머리와 마음을 비우려 해요. 다음에 올 역할이나, 이 역할이 내게 안길 문제들, 후유증은 생각 안하려 하죠. 사람들이 (전작의 캐릭터와) 비교하라고 그냥 내버려둬요. 사람들은 마지막에 본 모습을 믿어요. 그렇기에 다시 새로운 나를 보여주기만 하면 돼요.” -‘뉴하트’가 방송되면서 조재현 씨와 비교가 많이 됐지. “‘하얀 거탑’과 ‘뉴하트’를 비교하는 기사가 불편했어요. 계속 뭐든지 비교하니까. (조)재현이 형도 많이 불편했을 것 같아요. 그래도 다 잘 돼서 다행이죠.” -‘무방비도시’ 촬영하며 고생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어. 다른 대본도 많이 들어왔을 텐데… “몸이 힘든 건 힘든 게 아니죠. 고생하며 영화를 찍을 때는 어떤 결과물을 기대하는데, 거기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을 때 가장 힘들어요.” -(‘무방비도시’는)결과가 좋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시나리오에 대한 확신은 있었어요. 그러나 국내 영화계 여건상 많이 편집이 되고…. 그래서 아쉬웠어요. 내 선택인데 후회는 없었어요. 다만 ‘더 좋은 영화가 나올 수 있었을 텐데’하는 미련은 남아요.” ○“소중한 가족들…아내는 친구같은 존재” -명민씨는 늘 바른 생활 이미지가 있어. 실제로도 그렇게 바른 생활인지. “편한대로 생활해요. 그런데 남들은 그걸 바른생활로 몰아요.” -‘무방비도시’에 함께 나온 윤유선이 “날 안고 뛰는 장면이 있었는데, 참 무거웠을텐데 불평 하나 안하고 잘 하더라”고 칭찬하던데. “아니, 그것도 바른 생활에 들어가나?(웃음) 아마도 술자리에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적 없어 그런 것 같아요. 다른 모습을 상상하지 못하는 거죠.” -명민씬 가정의 소중함, 아내에 대한 고마움 등에 대해 이야기를 잘 하는 것 같아. 가족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하는 것 보기 좋더라. “그래서 한 번 두 번 이야기하고 잘 안 해요. 물어보면 어쩔 수 없이 말하지, 공개석상에서 가족이야기 잘 안 해요.(웃음)” -배우의 아내로 사는 것은 힘들 것 같아. 손예진(‘무방비도시’)이 예쁜데 살짝 질투심도 생길 것 같고, 또 주변에서 헛소문도 많이 듣게 될 텐데. 부인은 잘 이겨내나. “(헛소문) 많이 듣겠지만, (그런 소문에 현혹되는 것에서) 현명한 여자인지, 아닌지 차이가 있겠죠.” -부인에게 사랑한다는 말은 자주 하는지. “잘 안해요. 아내는 친구 같은 느낌이에요.” -2001년 결혼했는데 한 번도 바람 안 피워봤는지…(웃음) “제 기억엔 없는 것 같아요. 그게 재미있는 것 같지 않아서 그런지 안 생겨요.” -가끔 끌리는 여자도 없을까. “예뻐 보이는 여자는 있죠. 왜 그런거 있잖아요. 길을 가다가도 눈길을 끄는 여자가 있으면 시선이 가는 거, 그런 건 있죠.” -안되는 것 알지만 살짝 끌리기도 하지 않나. “그런 건 결혼 전에 이미 다 해봤어요. 결혼 전에는 좀 놀았어요. 나이트클럽 족보도 다 꿰고 있는데요.” ○“지휘자, 남자로서 한번 도전하고픈 직업”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지휘자 역할을 맡는다고 했을 때, ‘다시 김명민 시대가 오나’라고 생각 들 만큼 역할이 딱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건 잘 됐을 때 이야기고(웃음).” -지휘자가 너무 어울리는 것 같아. “배우로서는 운이 좋은 거죠.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대리만족이랄까. 남자로 태어나서 한번쯤 해보고 싶은 직업? 그것이 지휘자라잖아요.” -지휘자 역할을 위해 어떤 연습을 하고 있어? “일단 악보 보는 연습,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춰 이끌고 가는 연습을 하죠. 내가 악보를 볼 줄 모르면 안 되니까요. 오케스트라가 자기네끼리 연주하는 것 같지만 그게 아니에요.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은 지휘봉 끝만 봐요. 그래서 열심히 연습해야 해요.” -역할이 지휘자라서 기분이 좋지 않았을까. “일단 그렇죠. 폼 나니까.” -그래, 김명민은 계속 그런 폼 있는 남자로 남았으면 해. 잭 니콜슨이 뭐를 하든 잭 니콜슨이듯. “이전 모습이 지금 역할에 오버랩 되는 것은 싫어요. 최대한 예전의 장준혁을 가리고, 새 도화지에 다시 그린다는 느낌으로 연기에 임할 겁니다.” -악기 다룰 줄 아는 건 뭐 있어. “뭐, 조금씩…. 누나가 피아노 전공을 했고, 매형이 합창단 지휘자세요. 어렸을 적부터 피아노 소릴 듣고 자랐어요. 이번 드라마하면서 도움 받을 수도 있는데, 도움 받기엔 좀 멀리 있어요. 미국에 있죠. 그리고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합창단 지휘자는 많이 달라요.” ○“한석규·최민식 선배 존경” -국내 배우 중 존경하는 선배는 누구야. “최민식, 한석규 선배요. 일단 한석규 선배는 영화에서 지적이면서 양아치 같으면서도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셨어요. 최민식 선배는 (연기가)폭발적이죠.” -영화는 성적이 그리 신통치 못했던 것 같아. 그래도 영화엔 계속 도전할건지. “영화든 드라마든 가리지 않아요. 나는 배우이기 때문에 좋은 시나리오가 오면 도전하죠.” -인터뷰어가 나라는 것을 알았을 때 어땠는지.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방송 출연을 안 해도 누나가 평소에 자주 말해주니까 사람들이 제 근황을 너무 잘 아는 것 같아요.” 정리=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