션-정혜영부부쉼없는선행,젊은그들의3無사랑

입력 2008-05-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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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정혜영 부부를 만난 21일은 마침 부부의 날이었다. 두 사람은 차인표 신애라 부부와 함께 연예계의 대표적인 ‘선행부부’이자 ‘잉꼬부부’로 불린다. 서로의 사정에 따라 잡은 인터뷰 날짜가 우연히 부부의 날이어서 묘한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내 집 마련? 전셋집도 행복…보험도 적금도 들지 않아요.” 션-정혜영 부부는 현재 서울 마포의 한 아파트에 전세로 산다. 신접 살림을 서울 현석동의 한 아파트에 차렸다가 최근 전세 계약이 만료돼 지금 집으로 이사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부부라면 다 한다는 ‘내 집 마련’을 위한 재테크를 하지 않는다. 그 흔한 적금도 하나 들지 않았다. 의료보험, 자동차보험, 국민연금 외에는 다른 보험도 들지 않았다. “얼마 전에 필리핀으로 결연을 맺은 딸을 만나러 갔어요. 정말 상상도 못할 공간에 한 가족이 웅크리고 살고 있었어요. 하루 한 끼도 겨우 먹는 형편이에요. 집은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했죠. 폐허 같은 곳에서 비를 피해야 하고…, 내 집을 마련 보다 그 아이들의 발을 뻗게 하고 싶었어요.”(정혜영) 이들은 대개의 신혼부부처럼 주택마련을 위한 적금에 돈을 불입하는 대신 매월 400만 원 가량을 국제어린이양육기구이자 기독교 NGO를 통해 아들·딸로 맞은 전세계 극빈국 아동 100명에게 후원금을 보낸다. 1인당 한 달 후원금 3만5000원씩의 후원금에 크리스마스 선물, 생일선물 등으로 또 3만 원씩을 더하면 매월 400만 원에 이른다. 원래 션 정혜영 부부는 필리핀 이디오피아 등지의 6명의 아이들과 부모자식의 연을 맺고 1대1 후원을 해왔다. 정혜영이 최근 필리핀의 딸 클라리제 양을 만나고 온 후 새 후원 대상자를 94명이나 늘려 100명의 자녀를 두게 됐다. ● “매주 입양기관 아이들과 만나죠.” 션 정혜영 부부의 한달은 무척 바쁘다. 이들은 한 달에 네 번 주말마다 다른 곳에서 봉사를 한다. 첫째 주말은 홀트아동복지회, 둘째 주말은 대한사회복지, 셋째 주말은 경기도 이천에 소재한 성혜원에서 아이들과 함께 한다. 그리고 넷째 주말에도 몇몇 지인들과 ‘조용히’ 봉사활동을 벌인다. 이 부부의 봉사활동은 결혼 1주년을 맞아 그동안 하루 1만 원씩 모은 365만 원을 노숙자를 위한 무료급식소 ‘사랑의 밥퍼’ 측에 전달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이들의 기부와 봉사가 구체적인 실천에 옮겨지기 시작했다. 첫 딸 하음이 태어난 날부터는 하루에 1만 원씩 모아 서울대학병원에 어린이 난치병 돕기 성금으로 내놓았다. 그리고 병원을 방문해 성금을 전달하고 케이크를 자르는 것으로 돌잔치를 대신했다. 결혼 2주년, 3주년 기념일에도 어김없이 하루 1만원씩 모은 365만 원을 ‘사랑의 밥퍼’에 전달했다. 이와는 별도로 ‘사랑의 밥퍼’ 운동본부 인근에 있는 극빈자와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무료병원 ‘천사의 병원’에 1004만 원을 기부했다. “수입의 일정한 액수를 떼어 기부를 하면, 떼어낸 만큼 없어지고 부족해야 되는데 오히려 돈이 더 늘어나는 것 같은 마음이에요. 정말 신기하게도, 100원으로 살다가 80원으로 살아도 풍족하다는 것을 느껴요.”(션) ●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요.” 이들의 미니홈피와 26일 발간될 포토에세이 ‘오늘 더 사랑해’를 보면 애틋한 부부애가 가득하다. 특히 션은 아내를 향한 사랑고백에 언제나 적극적이고, 주위에 자신의 애정을 보여주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다. 이들의 공개적인 선행과 부부애. 결코 과시하려거나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의 ‘행복 바이러스’ ‘나눔 바이러스’를 퍼트려 단 한 사람이라도 나눔에 동참하고, 행복한 가정 만들기에 동참하길 원해서다. “우리가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일수도 있어요. 우리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다른 사람들도 행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정혜영) “가수 활동하면서 많은 것을 받았어요. 팬들에게 너무 고마워 나도 내가 사는 방식으로 팬들에게 좋은 영향을 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결혼 후 행복을 느끼고, 우리 둘이 나누는 것보다 남들에게 베풀었을 때 행복이 더 크다는 것도 알았죠.”(션) 이들의 이런 바람은 이뤄지고 있다. 정혜영이 필리핀을 다녀오고 100명의 아이들을 자녀로 삼고 후원을 약속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결연을 신청하는 희망자가 하루 평균 보다 340명이나 늘어났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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