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말구감독“주종목200m훈련이신기록비밀”

입력 2008-06-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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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미친 것 아닙니까?” 4∼5일 대구에서 열리는 제62회 전국육상경기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서말구(53) 육상대표팀 감독은 100m 세계기록이 깨졌다는 소식을 듣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우사인 볼트(22·자메이카)는 1일 미국 뉴욕 아이칸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리복그랑프리 100m에서 9초72로 우승을 차지하며 육상역사를 새로 썼다. 이전기록은 2007년 10월 아사파 파월(26·자메이카)이 세운 9초74. 볼트는 평균 초당 10.3m를 날아갔다. 체육과학연구원 성봉주 책임연구원은 “세계적인 선수들은 가속 이후 50∼60m 지점에서 최고속도가 나온다”면서 “이후 속도감소률이 적을수록 좋은 기록이 나온다”고 했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우, 순간 최고속도는 12m/s 이상이다. 100m 결승선을 통과하는 시점에도 11m/s를 유지한다. 성봉주 책임연구원은 “한국 선수들의 경우 최고속도도 뒤지지만 막판 감속도 현저하다”고 전했다. 서말구 감독은 볼트의 기록경신의 근거로 200m훈련을 꼽았다. 볼트의 주종목은 200m. 2004년 19초93으로 주니어 선수로는 최초로 20초벽을 깼고, 2007년에는 19.75로 단거리 강국 자메이카 기록을 36년 만에 경신했다. 사실, 세계에서 100m를 가장 빨리 달린 기록은 200m에서 나왔다. 타이슨 가이는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 200m 결승에서 후반 100m를 9초63에 달렸다. 200m에서 후반 100m 기록이 좋은 이유는 주로(走路)가 곡선에서 직선으로 바뀌고, 최대한의 가속에서 마지막 100m를 달리기 때문이다. 서 감독은 “200m 훈련은 무산소 지구력을 최대한으로 높여준다”면서 “100m 훈련보다 더 힘들지만 결과적으로 100m에서 막판 스피드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수영대표팀 노민상 감독이 “박태환이 400m에서 막판 스퍼트를 하기위해서는 1500m 훈련이 필수”라고 한 것과 같은 이치다. 일본의 스포츠과학자들은 역대 100m 세계기록 보유자들의 장점들만 모아 시뮬레이션, 인간한계는 9초50이라는 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성봉주 연구원은 “가장 빠른 속도로 가속해서 그 속도를 결승선까지 유지하는 것이 세계기록 경신의 열쇠”라고 했다. 볼트의 등장으로 베이징올림픽 남자 100m는 가이와 파월, 볼트가 치열한 3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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