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거대한전쟁이시작됐다

입력 2008-08-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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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거대한 전쟁은 시작됐다.’ 오우삼 감독의 영화 ‘적벽대전’에 나온 유명한 카피다. 적벽대전은 소설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수많은 전쟁 중에서도 가장 스펙터클하여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콧대 높은 조조에게 치명타를 입혀 위·촉·오 등 삼국의 정치 지형을 크게 바꿔 놓은 일대 사건이었다. 그 현장은 후베이성 우한(武漢) 인근의 양쯔 강변에 있다. 전쟁은 인간사회가 만들어내는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인지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은 벌어지고 있다. 소련의 해체와 동유럽 공산정권 붕괴 이후 20여 년 동안 세계의 패권국가는 미국이었다. 지난 1세기 동안 서구 열강과 일본 군국주의로 인해 처절하게 유린당했던 중국이 덩 샤오핑에 의해 추진된 개방 개혁 작업으로 힘을 크게 불리더니 드디어 그런 미국을 향해 ‘미안하지만 당신네들 시대는 끝났어. 이제는 우리 차례야’라면서 미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패권 경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이 패권 이동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제까지 2,3위에 머물던 중국이 메달 경쟁에서 미국을 거뜬히 제칠 가능성이 높아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미국 국부의 원천이 돼왔던 금융이 신음하고 있는 데다 부시 행정부 또한 이미 중국과의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경쟁 관계’라고 수정한 바 있다. 중국은 대국이 되기 위해 그동안 대내외적으로 뼈를 깎는 수고를 했다. 문자를 사용하기 쉬운 간자체로 통일하고, 소수민족 모두를 포용한다며 ‘중화민족’이라는 이제까지 존재한 적이 없는 새로운 민족까지 탄생시켰다. 중국 땅에 사는 모든 사람은 그의 혈통에 관계없이 중화민족이라면서. 다음에는 동북공정과 같은 역사와 지역을 자기네 역사와 땅에 편입시키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리고 중국이 가진 이점들을 널리 알려 막대한 외국자본을 끌어 들여선 ‘세계의 공장’이 되었다. 이에 힘입어 중국은 8∼9%대의 성장률을 10여 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중국은 나아가 개발도상국에 경제적 지원을 함으로써 대국으로서의 풍모를 보여주려고 애를 쓰고 있다. 그게 지나쳐 수단 정부에 대한 지원과 투자가 ‘중국이 다이푸르 인종 학살을 방관하고 있다’는 국제적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항의한다며 미국의 스필버그 감독이 올 초 베이징 올림픽 예술자문역을 사임했던 일은 잘 알려진 사실이 아닌가. 중국은 대국을 운영해 본 경험을 갖고 있다. 게다가 걸출한 인재들이 넘쳐난다. 그들의 프라이드 또한 대단하다. 올림픽뿐만이 아니다. 거대한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권삼윤(權三允) | 역사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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