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의차이나,성화찾아만리행군

입력 2008-08-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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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6세가 된 중국 할머니와 81세의 할아버지가 오로지 올림픽 경기 관람을 위해 멀고 먼 여정을 소화해 화제다. 할머니는 2008 베이징올림픽 배드민턴 경기를 보기 위해 손자가 끄는 삼륜 자전거를 타고 무려 2400km가 넘는 길을 달려 베이징에 입성했다. 11일 AFP통신에 따르면 ‘샤오 할매’라는 별명을 가진 샤오신추이(96) 할머니는 손자 류샹후이가 페달을 밟은 삼륜자전거를 타고 중국 중부 허난성을 출발, 무려 2400km의 여정을 따라 마침내 지난 10일 배드민턴 경기가 열리는 베이징공과대학 체육관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5개월이나 걸려가며 경기장을 찾은 이유는 샤오 할머니가 중국 배드민턴의 여왕 장닝의 경기를 꼭 보고 싶어해서였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뒤 할머니 손에서 자란 류샹후이는 할머니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삼륜자전거에 할머니를 모시고 6천리가 넘는 길을 달려와 마침내 장닝의 경기 모습을 할머니께 보여드렸다. 이들의 눈물겨운 여행은 중국 언론과 국민들의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중국 스포츠팬들이 간절히 관람을 원하는 육상영웅 류샹의 남자 110m 허들 경기 입장권까지 얻는 행운을 누렸다. 올림픽 관람을 위해 2156km를 걸어서 베이징에 도착한 할아버지도 있다. 푸저우신문네트워크는 지난 4일, 81세의 노인 톈중량이 베이징올림픽을 보기 위해 푸저우에서 베이징까지 2156km를 걸어왔다고 보도했다 톈중량 할아버지는 한 달여 동안 총 9개의 성(省)과 시(市)를 거쳐 7월 28일 베이징에 도착했으며, 베이징까지 걷기 위해 올해 3월부터 달리기와 등산을 통해 체력 훈련을 했다고 한다. 올림픽 출전 선수 못지않은 눈물겨운 노력이다. 6월 15일 푸저우에서 출발해 하루 60km 이상을 걸어서 이동한 할아버지는 “고령의 나이에 무리한 도전이 아니었냐”는 질문에 “중국이 베이징올림픽을 맞이하는 것은 내게 매우 뜻 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할아버지가 산둥성을 지날 때는 그가 도보로 베이징올림픽을 보기 위해 걸어서 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이에 감동을 받은 한 호텔 사장이 무료로 숙식을 제공하기도 했다. 할아버지는 8월 17일 냐오챠오(鳥巢)주경기장 경기를 관람한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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