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의 마음 고생이 깊어서 그런것일까? ‘승짱’ 이승엽은 일본전에서 결승 투런홈런을 날린 후 가진 인터뷰에서 끝내 울음을 쏟아냈다. 이승엽은 “그동안 부진해서 너무 미안했다”고 울먹였다.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은 베이징 올림픽 출정식에서 “우리는 4번만 결정됐다”고 할 정도로 이승엽에 대한 믿음을 보여줬지만, 이승엽은 자신이 출전한 본선 경기에서 22번 타석에 들어서 3안타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게다가 일본과 또다시 맞닥뜨린 준결승전에서 처음 3타석은 삼진 2개와 병살타로 물러나 누리꾼들을 화나게 만들었다. 그도 그럴것이 일본과의 재경기는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결정적인 한방을 앞둔 시나리오 였다면 과언일까?
인터뷰를 하면서 눈물을 훔치고 있는 이승엽(위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이승엽 우는 거 처음 본다. 용서할 것 조차 없이 스스로 모든 것을 말끔히 씻어냈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일본과의 준결승전이었기에 그 기쁨은 정말 만배였다. 이승엽 팬들은 “홈런 친 것보다 페이스가 살아난 것 같아 더욱 기쁘다”며 앞으로 일본에서의 활약을 기대했다.
이에 일본 누리꾼들조차 나서 패배를 인정했다. 엔조이 재팬의 일본 누리꾼들은 “결국 승짱에게 졌다”면서 “정예멤버가 모였다는 우리(일본) 선수들이 승짱의 홈런이후 지레 겁을 먹고 흔들렸다”고 판정했다.
MBC 허구연 해설위원 조차 이승엽의 홈런볼을 두고 “아~ 공이 잡히는 줄 알았는데 독도를 건너 대마도까지 넘겼어요”라고 중계해 누리꾼들의 배꼽을 잡게 만들었다. 어찌됐든 통쾌한 역전승에 누리꾼들은 신이 났다.
그러면서 재미있는 장면을 포착해 시나리오를 만들어 돌려보고 있다.
우선 이승엽의 홈런이 2-2에서 4-2로 가는 역전 홈런이었기에 당연히 기쁨이 크긴 했지만 유독 일부 선수들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세리머니를 보이며 크게 기뻐했다. 그리고 홈런 친 이승엽을 얼싸안기에 바빴다.
여기서 누리꾼들은 “이승엽을 안아준 선수들의 내면에는 병역 면제 혜택이 기다리고 있었다”며 크게 웃었다. 올림픽에서는 동메달만 따면 병역 면제 혜택이 주어지는데 이승엽의 홈런으로 최소 은메달은 확보했으니 그렇다는 것이다.
또한 여기에 이승엽을 ‘병역 면제 브로커’로 규정하며 읽을수록 재미있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소설의 시작은 이렇다. 이승엽이 ‘병역 면제’를 두고 선수들과 합의를 했다는 것이다. “얼마를 입금하면 내가 일본 이겨줄게”라는 식으로 이승엽은 병역면제를 바라는 선수들과 합의를 하기 시작했고, 선수들의 반응이 시큰둥하자 삼진으로 물러나고 결국 병살타까지 치며 압박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8회에 역전 홈런을 치고 들어온 이승엽은 선수들에게 “봤지?”라며 의기양양했고, 왜 이렇게 늦게 쳤냐는 소심한 선수들의 물음에 “집에서 와이프가 입금 확인을 늦게 해줬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정말 딱 들어맞는 시나리오다. 대박이다”면서 “그야말로 합법적인 병역 면제 브로커다”고 절로 박수를 치며 즐거워 했다.
김동석 기자 kimgiz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