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씽스페셜]장미란금만든오승우감독…대표팀감독서전격교체…왜?

입력 2009-01-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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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역도연맹코칭스태프인사뜯어보니
대한역도연맹이 2일, 대표팀 코칭스태프 인사를 단행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의 선전으로 대한체육회에서 배정하는 역도대표팀 코치의 정원은 4명에서 6명으로 늘어났다. 남자역도에서 16년 만에 금메달을 안긴 이형근 감독과 여자부 김도희 코치는 유임됐고, 남자부 이희영 코치는 소속팀 경북개발공사에 전념하고 싶다는 이유로 사의를 표했다. 남자부에서는 고광구·장성순 코치가 새로 선임됐고, 고양시청 최종근 코치가 트레이너로 발탁됐다. 하지만 여자대표팀 오승우 감독(사진)은 전격 교체됐다. 역도연맹은 경기도체육회 김기웅 감독에게 여자대표팀의 지휘봉을 맡겼다. 새 코칭스태프의 임기는 2010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다. 오승우(51) 감독은 2003-2004년, 2007-2008년까지 여자대표팀을 맡으며 한국여자역도의 르네상스를 열었다. 장미란(26·고양시청)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조련했고, 윤진희(23·한체대)도 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로 이끌었다. 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고는 하지만 교체의 이유에 궁금증이 남는 대목이다. 역도연맹은 강화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상임이사회에서 코칭스태프 인선을 확정짓는다. 강화위원장인 안효작 역도연맹 전무이사는 “오 감독이 이룬 업적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라면서 “하지만 능력을 가진 역도인들에게도 기회를 주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강화위원회에서 추천한 14명의 대표팀지도자 후보 가운데 애초부터 오 감독의 이름은 없었다. 상임이사회의장인 최성용 역도연맹 부회장은 “오 감독이 소속팀인 제주도청을 2년 동안 비워오면서 제주의 역도가 침체된 측면이 있었다”면서 “뛰어난 지도자인 만큼 제주의 역도부흥을 위해 힘써달라는 요청도 있어, 이를 수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 감독은 지난 2년간 휴직계를 내고,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파견근무를 해왔다. 장미란이 세계적인 스타로 자리매김한 데는 오 감독의 굽힘 없는 인품이 큰 작용을 했다. 올림픽 준비과정에서 장미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자, 역도연맹 일각에서는 ‘금메달이 우선’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오 감독은 라이벌 무솽솽(중국)의 불참이 사실상 확정된 뒤에도 ‘세계기록’이라는 목표를 버리지 않았다. 스타플레이어 출신도 아니고, 이렇다할 인맥도 없이 최고지도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였다. 오 감독은 “임정화(23·울산광역시청)와 김수경(24·제주도청)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해 가슴이 아팠다”면서 “이제 소속팀에서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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