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디자이너가꼽았다…한복과잘어울리는스포츠스타

입력 2009-01-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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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린김연아·훈훈한이용대‘한복몸짱’
‘진정한’ 기축년 새해가 밝았다. 설날을 앞두고 각종 TV 프로그램에는 설빔을 곱게 차려입은 연예인들이 자주 화면에 비쳐지지만 유독 스포츠는 민족 고유 복장인 한복과는 연관이 없어 보인다.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운동 선수들과 한복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우리네 막연한 사고도 한 몫을 한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 오히려 스포츠에서 한국인만의 역동성과 자태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부드러운 곡선의 한복과 절묘한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본다. 스포츠동아는 박술녀, 백옥수 등 유명 한복 디자이너 2명의 입을 빌어 ‘한복과 잘 어울리는 스포츠 선수들과 그 이유’를 살펴봤다. ○이용대-박태환-김연아…박지성·박진만도 요즘 한복은 과거에 비해 색상이 다양해졌다는 점에서 크게 달라졌다. 디자인에서도 다양한 스타일과 소재가 나오고 있다. 깃과 소매 모양을 바꾼 형태가 대표적인 예. 동정과 고름을 없애는 퓨전 한복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렇듯 여러 형태가 있는 만큼 한복과 잘 어울리는 남녀 스타일이 있다. 남성은 적당한 키에 마르지도, 우람하지도 않은 체격이어야 한다. 이국적인 마스크보다는 한국적 마스크가 필수다. 2008 베이징올림픽 배드민턴에서 ‘윙크 세리머니’로 뭇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이용대는 단연 1순위. 축구 그라운드의 ‘패셔니스타’ 안정환도 빼놓을 수 없다. 박술녀 씨는 “수많은 한복 패션쇼를 진행했지만 안정환 만큼 스타일에 신경을 쓰는 선수를 보지 못했다. 국내 선수 중 최고로 본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역시 한국 최초로 올림픽 수영에서 금메달을 안긴 박태환도 마찬가지다. 타고난 근육질 몸매를 지녔으나 소년과 같은 인상이 한복과 어울릴 수 있다는 평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 중인 박지성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도 당당히 이름을 올린다. 백옥수 씨는 “이들이 아주 잘 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포근한 이미지가 한국적 친근함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홍성흔(야구), 김승현, 이상민(이상 농구), 문성민, 김요한(이상 배구), 이운재(축구) 등도 한복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선수로 꼽힌다. 여성은 남성의 기준과는 조금 다르다. 적당한 키, 약간 마른 체격이 필요하다. 어깨가 넓고 가슴이 큰 서구적인 체형은 한복과 조화를 이룰 수 없다. 섹시함과는 거리가 있다. 치마폭에 가려질 하체는 큰 관계(?)가 없다. 약간 긴 듯한 가느다란 목과 계란형의 갸름하면서도 한국적인 얼굴이 중요한데 바로 그 점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와 매력적인 웃음으로 인기를 끄는 여자배구 흥국생명의 황연주, 전민정을 빼놓을 수 없다. 여자 프로골퍼 박세리와 안시현도 한복과의 매칭에서 좋은 인상을 준다. 골프 종목 특성상 하체가 튼튼하지만 좁은 어깨를 갖췄기 때문에 한복과 어울린단다. 박술녀 씨는 “한 마리 나비처럼 가녀린 김연아는 물론, 단아한 스타일의 박세리도 한복과 어울리는 타입”이라고 말했다. ○흰 톤의 피부가 필수…실내 종목에 ‘한 표’ 한복은 정통적인 느낌이 중요하다. 흰 피부톤은 필수 요건. ‘피부의 적’ 자외선을 덜 쐬는 수영, 배구, 농구 등 실내 종목이 축구와 야구 등 실외 종목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까닭이다. 한복 디자이너들은 스포츠 ‘패셔니스타’가 양장과 캐주얼 타입의 차림에 국한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보였다. 백옥수 씨는 “한복이 다른 차림에 비해 입을 기회와 매스컴에 노출되는 빈도가 적을 뿐, 결코 양장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고 했다. 박술녀 씨도 “한국을 대표하는 운동 선수들이 기회가 될 때마다 한복과 자주 접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들은 한복과 한국 스포츠와의 조화에 대해서도 아이디어를 내놓았는데 “해외 원정이 많은 선수들의 유니폼에서 장식적인 요소를 응용하고 차용해 디자인하면 한국만의 독특하고 차별화된 복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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