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 은퇴 선언 …나달 “상대할 수 있어 영광”

입력 2022-09-16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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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페더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1·스위스)가 은퇴를 선언했다.

페더러는 1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음 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레이버컵 대회를 끝으로 프로선수생활을 마감한다고 밝혔다.

페더러는 “많은 분이 알고 있듯이 지난 3년간 부상과 수술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경쟁력을 온전히 갖추기 위해 노력했지만 제 몸의 한계를 저는 잘 알고 있다”고 은퇴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저는 41세가 됐고 24년간 1500경기 이상을 뛰었다. 테니스는 제가 꿈꿨던 것보다 훨씬 더 관대하게 저를 대해줬다”면서 “이제는 경력을 마무리할 때가 됐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했다.

페더러는 “내주 열리는 레이버컵은 남자프로테니스(ATP)에서 내 마지막 대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테니스를 하겠지만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대회)이나 ATP투어에서는 경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더러는 작년 7월 윔블던 8강에서 탈락한 이후 무릎 부상 등의 이유로 1년 넘게 공식 대회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9월 레이버컵과 10월 ATP 투어 스위스 인도어 바젤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그는 지난7월 윔블던 센터코트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한 번 더 윔블던에 뛸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2023년에도 선수 생활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페더러는 윔블던 남자단식에서만 8번 왕좌에 올라 최다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 무릎 부상과 나이 등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레이버컵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접기로 했다. 페더러는 최근 1년 반 사이에 무릎 수술을 3번 받고, 치료와 재활을 반복해왔다.

페더러의 은퇴 무대가 될 레이버컵은 유럽과 월드 팀의 남자 테니스 대항전이다. 남자 골프의 미국과 유럽 대항전인 라이더컵과 비슷한 형식의 대회로 2017년 창설됐다.

페더러는 메이저 대회 남자단식에서 통산 20회 우승해 22회의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21회의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에 이어 최다 우승 횟수 3위를 달린다.

1973년 도입된 ATP 랭킹에서 310주 동안 단식 1위에 올라 조코비치에 이어 역대 2위다. 특히 2004년 2월 2일부터 2008년 8월18일까지 237주 동안 연달아 1위를 지켜 이 부문 최장 기록을 갖고 있다.

그의 가장 큰 라이벌이었던 나달은 페더러를 상대할 수 있었던 것은 영광이자 특권이었다고 밝혔다.

나달은 트위터를 통해 “개인적으로도, 전 세계 스포츠계에도 슬픈 날”이라며 “코트 안팎에서 많은 놀라운 순간을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적었다.

나달과 페더러는 서로 40번의 경기를 치렀으며, 나달이 24승 16패로 상대전적에서 앞섰다.

지난달 포브스가 발표한 테니스 선수 최근 1년간 수입 순위에서 9000만 달러(약 1257억 원)로 17년 연속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부상 탓에 테니스 경기로 번 돈은 한 푼도 없지만 광고료 등 코트밖 수입만으로 1200억 원이 넘는 돈을 벌었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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