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원에 대우조선 인수…방산 육·해·공 완성”

입력 2022-09-27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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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2008년 워크아웃 졸업 후 21년 만에 한화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 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한화그룹, 글로벌 종합방산그룹으로 도약

대우조선 지분 49.3% 확보 위해 투자 MOU
최종 인수자 선정 시 11월말 경 본계약 목표
주력사업인 방산분야와 새로운 시너지 기대
친환경 에너지와 운송 연결해 밸류체인 구축
한화그룹이 방산 분야에서 글로벌 메이저 회사로의 도약을 목표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선다.

한화그룹은 26일 대우조선과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 입찰과 실사, 해지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또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는 향후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기본합의서에도 함께 서명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로, 지분 55.7%를 가지고 있다.

이번 거래가 이뤄지면 방산 및 제조, 기계, 수주, 체계종합 등 사업 성격이 유사하고 최근 사업호조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각각 1조 원과 5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 원), 한화에너지의 자회사 3곳(1000억 원) 등 모두 6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면 11월말 경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가 있을 경우 최종 인수자는 변경될 수도 있다. 이번 매각은 인수 예정자를 선정해 놓고 별도로 공개 경쟁 입찰을 진행해 입찰 무산 시 인수 예정자에게 매수권을 주는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이뤄진다.


●두 차례 인수 불발 끝, 결국 한화 품으로


한화그룹은 2008년 6조 원 이상을 투자해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총력전을 펼친 한화는 포스코, GS, 두산, 현대중공업 등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일부 구성원들의 반발과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자금난이 발목을 잡았다. 2008년 12월 한화는 2009년 3월인 잔금 납부 시한을 연기해달라고 산업은행에 요청했지만, 특혜 논란을 우려한 산업은행이 이를 거부하면서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이후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작업은 국내 조선업이 불황에 빠졌던 2018년에야 재논의되기 시작했다. 산업은행은 당시 조선업 불황의 원인이 국내 빅3간(현대중공업그룹,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경쟁에 있다고 보고, 이를 빅2로 재편하고자 했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현대중공업그룹이 2019년 2월 대우조선 인수 후보자로 확정됐고,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을 출범시키며 산업은행과 본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총 6개국에서 통과해야 하는 기업결합심사가 발목을 잡았다. 유럽연합(EU)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 독점 우려를 이유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의 인수를 불허하면서 3년간 이어져오던 매각 작업은 결국 불발됐다.


●방산 분야서 높은 시너지 기대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방산 육·해·공을 비로소 완성할 수 있게 됐다. ‘빅 사이클’ 초기에 진입한 조선산업 진출은 물론, 그룹의 주력 사업인 방산 분야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부족했던 ‘해(海)’를 채우면서 명실공히 글로벌 종합방산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한화임팩트의 수소혼소기술, (주)한화의 암모니아 사업 등을 대우조선의 에너지 운송사업과 연결해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그룹사의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도 새롭게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한화는 현재 조선업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인수 과정에서 독과점 시비도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화그룹 측은 “이번 인수는 그룹의 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뿐 아니라 국가 기간산업에 대한 투자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사업보국(事業報國)’ 정신으로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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