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 벤투 없을 포르투갈전, ‘울보’ 손흥민의 미소가 보고 싶다 [In 카타르]

입력 2022-11-30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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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30·토트넘)이 또 눈물을 쏟았다. 28일(한국시간)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가나와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종료 직후였다. 2-3 패배를 알리는 스코어가 선명한 가운데 태극전사들은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했다. 주장 손흥민도 고개를 숙인 채 한참을 주저앉아 있었다.

안와골절 부상에도 강한 의지로 출전한 생애 3번째 월드컵에서 다시 한번 눈물을 훔쳐야 했다. 가나전은 혈투였다. 안면보호 마스크를 착용한 채 머리로 볼을 받는 주장의 모습은 투혼을 상징했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는 끝이 아니다. 여전히 16강 가능성은 열려있다. 12월 3일 0시 같은 장소에서 열릴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이기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손흥민이 월드컵 첫 골을 뽑은 8년 전 브라질대회를 많은 이들이 기억한다. 알제리와 조별리그 2차전(2-4 패)에서 득점한 그는 최종전에서 벨기에에 0-1로 져 조 최하위로 탈락의 고배를 들자 잔디를 주먹으로 치며 통곡했다. 4년 전 러시아대회에서 그는 2골을 넣었고,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상대로는 2-0 완승을 거뒀음에도 탈락하자 펑펑 눈물을 흘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러나 내려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여전히 손흥민이 할 일은 많다. 0-2를 2-2로 만든 뒤 2-3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상실감을 경험한 팀을 추슬러야 한다. 게다가 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53·포르투갈)은 가나전 종료 직후 코너킥 기회를 주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한 앤서니 테일러 주심에게 항의하다 퇴장 당했다.

그라운드의 리더 손흥민이 짊어질 부담은 더 늘었다. 포르투갈전에서 벤투 감독은 벤치에 앉지 못하고 라커룸에도 동행하지 못한다. ‘원격 작전지시’ 차단을 위해 휴대폰조차 반입하지 못한 채 VIP석만 지킨다.

“모두가 잘해왔다. 더 많은 걸 바랄 수 없다. 마지막 경기가 있다. 남은 가능성을 보고 잘 준비하겠다. 나부터 마음을 단단히 하겠다”던 손흥민은 “(벤투 감독의 결장은) 안 좋은 상황이라 훈련 중 요구하는 부분을 더 철저히 이해하고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눈물이 아닌 환한 미소를 머금은 그를 볼 수 있기를 모두가 간절히 원한다.

도하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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