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 데뷔전이 조국과 월드컵 맞대결…세르지우 코스타 코치의 묘한 도전 [카타르 현장]

입력 2022-11-30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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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오른쪽),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한국축구가 운명의 승부를 앞두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53·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3일 0시(한국시간) 알라이얀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과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3차전)을 펼친다.


지난 2경기에서 1무1패, 승점 1에 그친 한국으로선 16강 진출을 위해 무조건 이겨야 할 경기다. 그런데 이 중요한 결전에 벤투 감독은 나설 수 없다. 28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2-3 패)에서 앤서니 테일러 주심으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았기 때문이다. 후반 추가시간 막판 우리가 얻은 코너킥을 무시한 채 서둘러 경기를 종료한 것에 대한 정당한 항의였지만, 퇴장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라 벤투 감독은 벤치가 아닌 경기장 VIP석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싸우는 태극전사들의 플레이를 지켜봐야 한다. 무전기, 휴대폰 등 일체의 전자기기도 사용할 수 없는 까닭에 원격 지시는 불가능하다.


벤투 감독의 자리는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49·포르투갈)가 맡는다. 이미 가나전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도 참가했지만, 현장 지휘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월드컵 사령탑은 축구 지도자라면 누구나 간절히 꿈꾸는 자리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코스타 코치는 2007년 스포르팅CP(포르투갈)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벤투 감독과 줄곧 함께해왔다. 포르투갈대표팀~크루제이루(브라질)~올림피아코스(그리스)~충칭 당다이(중국) 등을 두루 거쳤다.
물론 마음이 마냥 편할 리는 없다. 공교롭게도 상대가 모국이다. 벤투 감독이 짊어져야 할 무게를 오롯이 코스타 코치가 감당하게 됐다. 우루과이와 1차전(0-0 무)을 앞두고 포르투갈 취재진이 벤투 감독에게 이와 관련한 질문을 던졌을 정도로 현지에서도 큰 화젯거리다.


어찌 보면 코스타 코치에게는 ‘홀로서기’를 시작할 기회이기도 하다. 만약 승리한다면 영원히 기록될 월드컵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벤투 감독은 “벤치에 없는 것은 좋은 상황일 수는 없지만 우리 코칭스태프는 실력을 갖췄다. 훈련도, 경기준비도 함께 했다. 팀을 이끌 역량이 있다”며 코스타 코치에 대해 굳은 믿음을 드러냈다.

도하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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