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두 쿨리발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디오프의 기운 덕분이었을까. 세네갈은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20년 만에 다시 토너먼트 무대를 밟는다.
세네갈은 30일(한국시간)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최종전(3차전) 에콰도르와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점 3이 필요했던 세네갈은 1-1로 맞선 후반 25분 쿨리발리의 결승골로 승리했다. 쿨리발리는 프리킥 상황에서 자신에게 흘러나온 볼을 침착하게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차 넣었다. 그는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고, 세네갈은 네덜란드(승점 7)에 이어 조 2위(승점 6)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쿨리발리는 경기 후 “2년 전 오늘 세네갈의 위대한 축구선수 디오프가 세상을 떠났다. 디오프와 그의 가족에게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 트로피를 바친다”고 말했다.
쿨리발리는 프랑스에서 태어나 프랑스 20세 이하(U-20) 대표팀에서 뛰었다. 하지만 2015년 프랑스 국적을 포기하고 세네갈 성인대표팀에 합류했다. 당시는 나폴리(이탈리아)에서 세계적인 수비수로 성장을 거듭하던 시절이었는데, 자신의 능력으로 얼마든지 프랑스대표팀에 도전할 수 있었지만 그는 세네갈을 선택했다. 쿨리발리는 “세네갈대표팀의 일원이 된 것을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는다”며 당당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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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리발리는 한국대표팀 김민재(26)와도 인연이 있다. 나폴리는 올 여름 첼시(잉글랜드)로 이적한 쿨리발리의 대체선수로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서 뛰던 김민재를 영입했다. 시즌 초반 김민재의 비교대상은 늘 쿨리발리였다. 그의 공백을 메우느냐가 관전 포인트였다. 김민재에겐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
생애 첫 월드컵인 2018년 러시아대회에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쿨리발리는 이번 월드컵에선 자신이 직접 결승골을 넣어 새 역사를 썼다. 한·일 월드컵에 출전한 세네갈대표팀을 보며 꿈을 키웠다는 그는 “아프리카 챔피언의 자존심을 걸고 16강전에 나서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세네갈의 16강전 상대는 B조 1위 잉글랜드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