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지면 채운다…선두 대한항공이 강한 이유

입력 2023-01-12 15: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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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조재영.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V리그 남자부는 대한항공(승점 52·18승3패)의 독주 체제다. 개막부터 줄곧 선두다. 정규리그 1~3라운드까지 매 라운드 5승1패를 기록했고, 4라운드에선 3연승이다. 막을 자가 없다. 2시즌 연속 통합우승에 이어 올 시즌 우승도 유력하다.

대한항공이 돋보이는 것 중 하나는 두터운 선수층이다. 베스트 멤버가 빠진다고 해서 흔들리지 않는다. 빈자리는 백업 선수로 메운다. 주전 세터 한선수와 외국인 선수 링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빠졌을 때도 빈틈은 보이지 않았다. 세터 유광우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임동혁이 보란 듯 활약했다.

11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는 주전 미들블로커(센터) 김규민이 허리 통증으로 제외됐다. 올 시즌 20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 블로킹 2위, 속공 4위에 오른 그가 빠졌지만 팀은 흔들리지 않았다. 대체 자원 조재영(32)이 공백을 지우며 세트스코어 3-1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조재영의 시즌 첫 선발경기였다. 이전까지 6경기를 뛰었지만 모두 교체였다. 득점도 총 7점에 그쳤다. 하지만 이날 시즌 최고인 10점과 공격성공률 77.78%를 기록이다. 블로킹도 3개를 성공시키며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홍익대 출신의 조재영은 2013~2014시즌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2순위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이후 줄곧 한 팀에서만 뛰었다. 지난 시즌까지 김규민과 짝을 이뤄 대한항공의 중앙을 책임졌다. 2시즌 연속 통합우승에도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무서운 신예 김민재가 등장하면서 출전 기회가 확 줄었다.

대한항공 조재영(가운데). 스포츠동아DB


그래도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후배들의 장점을 보고 배웠다. 2군 경기 성격의 ‘체이서 매치’를 통해 실전 감각을 유지하면서 때를 기다렸다. 그런 철저한 준비 덕분에 이날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될 수 있었다.

조재영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올 시즌 잘하고 싶어 경기 준비를 많이 했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 그래도 이렇게 뛸 수 있는 기회가 없지 않으니까, 그 기회만큼은 꼭 살리고 싶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규민이 형이 없는 자리를 대체했다. 정말 오랜만에 경기에 나서 초반에는 너무 떨렸다”면서도 “지금 팀 성적이 좋고 제가 해야 할 것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승리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세터 한선수와 호흡에 대해서는 “그동안 경기를 못 뛰다보니 볼을 때릴 기회가 없었다. 그래도 막상 경기에 나서니 세터가 잘 맞춰줬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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