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놓고 ‘외국인 vs 국내’ 사령탑 자존심 대결 [V리그]

입력 2023-02-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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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왼쪽),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스포츠동아DB

2022~2023시즌 V리그가 정규리그 6라운드에 돌입하면서 순위 경쟁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챔피언결정전 직행티켓이 걸린 1위 싸움이 볼만하다. 남자부는 대한항공(승점 65·22승9패)과 현대캐피탈(승점 64·21승10패)의 1점차 승부다. 여자부는 흥국생명(승점 70·23승8패)이 한발 앞선 가운데 현대건설(승점 64·22승9패)이 6점차를 극복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공교롭게도 남녀부 모두 외국인과 국내 사령탑 간의 대결 구도다. 코트에선 국적이 큰 의미가 없지만, 그래도 국내 감독들은 자존심을 걸었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한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핀란드)은 수성의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로베르토 산틸리(이탈리아) 감독이 이끈 2020~2021시즌에도 정상에 올랐는데, 3시즌 연속 외국인 감독의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대한항공은 4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5라운드에서 2승4패로 주춤하면서 현대캐피탈에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OK금융그룹을 연파하면서 제자리를 찾고 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제부터 매 경기가 결승전”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정상 탈환을 외쳤다. 2018~2019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이후 4시즌 만에 다시 챔피언이 되겠다는 각오다. 특히 대한항공에 대해 “6라운드를 치를 동안 분명히 이길 방법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외국인 선수 오레올과 허수봉, 전광인이 삼각편대를 이룬 현대캐피탈은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강해졌다. 5라운드에서 올 시즌 처음 대한항공을 잡았고, 최근 5연승의 상승세다. 최 감독은 “선두 싸움은 고지전”이라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내달 5일 6라운드 맞대결에서 1위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왼쪽),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 스포츠동아DB


여자부에서도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의 우승이 나올지 주목된다. 그동안은 2010~2011시즌 흥국생명의 반다이라 마모루 감독(일본)이 거둔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김연경과 옐레나의 원투 펀치를 앞세운 흥국생명은 5라운드 중반까지 추격하는 입장이었지만, 페퍼저축은행을 물리치고 선두에 오른 뒤부터 굳건히 지키고 있다. 1월초부터 감독 대행 체제였던 흥국생명은 최근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탈리아)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라비타 바쿠(아제르바이잔), 페네르바체(튀르키예), 차네티 베르가모(이탈리아) 등 세계적 클럽을 지휘했던 그는 페네르바체에선 김연경과 사제의 연을 맺은 바 있다. 한국도로공사와 데뷔전에서 이겼지만, GS칼텍스와 경기에선 풀 세트 접전 끝에 패한 그는 “우승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패인을 잘 분석해 남은 경기를 잘 준비 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지난 시즌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단일시즌 최다승(28승), 최다승점(82점)으로 압도적인 1위를 달렸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리그가 조기 종료되는 바람에 포스트시즌이 열리지 않았다. 이번 시즌 다시 정상을 향해 달렸지만, 외국인 선수 야스민의 부상 이후 하향 곡선을 그렸다. 최근 5연패의 부진을 겪다가 IBK기업은행을 잡고 반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흥국생명과 맞대결이 예정된 정규리그 최종전(3월 19일)까지 추격 권에 둔다면 막판 역전 가능성은 남았다. 올 시즌 상대전적은 현대건설이 3승2패로 앞섰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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