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박병호 스승’ 박흥식 코치와 구슬땀 흘린 롯데 한동희, 떠오르기 시작한 타구

입력 2023-04-11 16: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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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한동희.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손꼽히는 타구속도에도 불구하고 발사각이 낮아 고심했던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24)가 예년과 달리 타구를 조금씩 띄우기 시작해 관심이 쏠린다.

한동희의 타구 질은 둘째가라면 서러운 수준이다. 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그의 평균 타구속도는 2021년 144.7㎞, 2022년 143.1㎞(이상 2위·인플레이 타구 200개 이상 기준)로 아주 빨랐다. 2시즌 연속 1위에 오른 두산 베어스 김재환(2021년 145㎞·2022년 143.3㎞)과 차이가 크지 않았다.

다만 발사각은 낮았다. 2021년에는 14.2도, 2022년에는 14.9도에 머물렀다. 타격에 눈을 뜬 2020년 홈런 17개로 궤도에 오르는 듯했지만, 지난 2년간 목표로 삼은 30홈런에 닿지 못한 큰 요인들 중 하나로 발사각이 꼽히곤 했다. 한 달간 7홈런을 몰아 쳐 생애 첫 월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지난해 4월에도 평균 타구속도는 142㎞로 월등했지만, 15.1도에 머문 발사각은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발사각이 23.3도로 크게 높아진 점이 눈에 띈다. 표본의 누적 여부를 떠나 지난겨울 박흥식 롯데 수석·타격코치(61)의 훈련방식을 철저히 따른 결과가 드러나고 있는 분위기다.

‘국민타자’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과 ‘국민거포’ 박병호(KT 위즈)를 지도한 박 코치는 한동희에게서도 남다른 가능성을 발견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선 T-배팅 시 펄쩍 뛴 뒤 착지하면서 스윙해 리듬을 찾게 돕고, 다리를 넓게 벌려서 치게 해 하체 강화와 무게중심 이동을 꾀했는데, 이 같은 훈련법이 통한다면 발사각 상승은 자연스레 따라온다고 믿었다.

롯데 한동희.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이제는 동기를 한층 강하게 만들 결과가 필요하다. 한동희는 개막 이후 6경기에서 타율 0.130(23타수 3안타)에 그쳤지만, 4번타자로 나선 7일 사직 KT 위즈전에선 고영표를 상대로 올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터트렸다. 박 코치는 “(한)동희는 이번 시즌 들어 공을 잘 띄워 치고 있다. 히팅 포인트나 타격 타이밍을 좀더 신경 써서 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대로 물꼬를 튼다면 그 때부터는 감을 잡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롯데는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의 은퇴 후 한동희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시즌 초반 한동희가 짊어질 부담을 줄이려고 4번이 아닌 타순에도 종종 기용했지만, 궁극적으로는 4번을 맡아야 한다고 본다. 올 시즌 눈에 띄는 변화를 만들어내기 시작한 한동희가 롯데의 확고한 중심타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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