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일간 4단계 평가, ‘이보다 투명할 수 없다’

입력 2023-06-02 10: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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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 선발 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하고자 도입한 우리금융의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 종료 후 연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자,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왼쪽부터). 사진제공|우리금융

우리금융,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 통해 조병규 후보 최종 선발

전문가 심층인터뷰로 리더십 진단
외부기관 다면평가로 도덕성 검증
사업·경영계획 프레젠테이션 진행
조 후보 “명가 부활 위해 혼신의 힘”
우리금융이 차기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추천한 가운데, 최고경영자(CEO) 선발 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하고자 도입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3월 24일 조 후보를 비롯해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등 우리은행장 후보군 4명을 확정하고 2개월 동안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외부 전문가와 내부 인사가 참여한 4단계 과정으로, 단계별로 전문가 심층 인터뷰, 평판조회, 업무역량 평가, 심층 면접으로 구성했다.

1단계 외부 전문가 심층 인터뷰에서는 리더십 유형을 진단하고 은행 경영 전반에 대한 비전·이해력·습득력, 유연한 사고, 상황 대처 능력 등을 다각도로 진단했다. 분야별로 금융환경 변화와 금융산업 이해, 은행 경영 및 성장 전략, 규제·리스크관리·ESG 전략, 리더십 및 커뮤니케이션을 평가했다.

2단계 외부기관 다면평가는 업무상 강점, 커뮤니케이션, 조직관리, 품성, 도덕적 이슈 및 약점 등 다양한 조사영역을 검증했다. 다각적 분석 및 객관성 확보를 위해 상사, 동료, 부하 등 직급별로 인터뷰 대상을 분산했다.

3단계에서는 후보자들이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현업 집중도 제고를 위해 현 담당업무 사업계획을 중심으로 주제를 선정했다. 사업계획 및 주요 현안을 주 테마로 하고 자회사별 특성에 맞는 세부주제를 2, 3개 이상 선정했다. 이후 경영계획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은행장 내정자를 선정했다.

회사 측은 “향후 그룹 회장과 은행장 등 비중 있는 리더를 선임할 때 경영 승계 프로그램 적용할 계획”이라며 “이번 은행장 선정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그룹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고도화해 새로운 기업문화를 구축하는 계기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 종료 후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은행장 후보자 4명이 함께한 간담회도 눈길을 끌었다. 64일간 선의의 경쟁을 펼친 후보자에 대한 격려, 차기 은행장으로 추천된 후보자에 대한 축하와 화합을 다짐하는 자리로 임 회장이 제안했다.

임 회장은 “후보자들이 업무를 병행하는 강행군 속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줘 감사하다. 서로 존중하며 공정하게 경쟁한 덕분에 프로그램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며 “후보자 4명 모두 나와 함께 우리금융의 미래를 만들어갈 동반자로, 오늘 함께 찍은 사진이 우리금융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이자 유산이 될 수 있도록 협력을 부탁한다”고 했다.


●‘기업금융 강자’ 조병규 우리은행장 후보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통해 최종 선발된 조병규 우리은행장 후보는 경쟁력 있는 영업능력과 기업금융에 탁월한 경험과 비전을 갖추고 있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조 후보자는 1965년생으로 관악고와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우리은행 강북영업본부장, 준법감시인,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 기업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또 본점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2012년), 대기업심사부장(2014 년), 강북영업본부장(2017년)을 거쳐 기업그룹 집행부행장(2022년)에 이르기까지 기업영업부문에서 경험을 축적했다.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는 “조 후보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원팀을 이뤄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영업력을 극대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최대한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했다”고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조 후보는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을 것”이라며 “임 회장과 함께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 후보는 7월 3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 후 업무를 시작한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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