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건’ K리그 출격이 더 떨렸던 새내기 이승원, 강원의 신 에너지로 [사커피플]

입력 2023-06-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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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이승원. 사진제공 | 강원FC

꿈같은 시간이 계속된다. K리그1 강원FC의 ‘차세대 스타’ 이승원(20)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나날이다. 어쩌면 평생에 한 번뿐일 수 있는 국제대회에서 대단한 성과를 거뒀고, 소속팀으로 복귀한 뒤에는 영원한 추억으로 기억될 프로 데뷔전까지 치렀다.

이승원은 2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19라운드 원정경기에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출전했다. 플레이는 무난했고, 후반 29분 교체될 때까지 큰 실수 없이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굳이 아쉬움이 있다면, 7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온 윤정환 신임 감독의 복귀전이기도 한 경기를 1-1로 비겼다는 점이다. 강원은 2승7무10패, 승점 13으로 11위에 머물고 있다. K리그1 10위와 11위는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러야 하고, 12위는 K리그2로 곧장 강등된다.

이승원의 출전 예고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됐다. 최근 아르헨티나에서 끝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오른 가운데, 그는 대회 7경기에서 3골·4도움을 올리며 브론즈볼을 수상했다.

당연히 기대감이 컸다.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이자 볼 배급을 책임진 이승원은 팀에 잘 녹아든 모습이었다. 슛도 과감했고, 적극적으로 부딪히며 볼 경합에도 나섰다. 워낙 축구센스가 뛰어나다 보니 그가 순간적으로 방향전환을 시도할 때마다 수원FC 수비진은 혼란스러워했다. 74분을 뛰면서 파울을 3차례나 당했다는 것은 ‘경계대상’이라는 의미다.

마침 이승원의 의미 있는 프로 데뷔전을 김은중 U-20 대표팀 감독도 흐뭇하게 지켜봤다. 그는 최근 스포츠동아와 만나 “열심히 K리그 경기를 관전할 것이다. 나와 함께 호흡한 선수들이 뛰는 경기장에는 대개 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강원FC 이승원. 사진제공 | 강원FC


검투사처럼 피치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낸 이승원은 솔직했다. “U-20 월드컵보다 훨씬 긴장되고 떨렸다. 앞으로 계속 뛰어야 할 무대였고, 출발이라서 더 그랬다”며 “초반에는 정신이 없었는데 뭔가 하려 하기보다는 형들을 돕겠다는 생각으로 임했고, 무난히 잘 마쳤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나름 경쾌하게 첫 걸음을 뗀 이승원은 남다른 성장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데뷔전인데, 큰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 점수를 주고 싶다. K리그는 거칠고 빨랐다. 피지컬도 많이 요구됐다. 욕심을 내지 않고 조금씩 출전시간을 늘려 경험을 쌓겠다”고 다짐했다.

윤 감독도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킥오프를 앞두고 “긴장되고 압박도 크겠지만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며 이승원을 격려한 윤 감독은 경기 후에는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했는데 꽤 잘했다. 계속 실전을 뛰며 템포와 몸싸움에 적응해야 한다. 꾸준히 지켜보며 부족함을 채워주고 장점은 더 살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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