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바뀐 벌점제…“몸싸움 적은 선행형 유리”

입력 2023-08-23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광명스피돔에서 출전 선수들이 앞서기 위해 경합을 벌이고 있다. 8월부터 경륜벌점제가 확 달라지면서 누적벌점으로 인한 1회차 출전정지 불이익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미칠 영향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몸싸움이 상대적으로 적은 선행형이 유리한 반면, 마크 추입의 파이터형 선수들이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 3회차 합산 벌점이 50점 넘으면 1회차 출전 정지

출전 정지 당해도 벌점 ‘리셋’ 없어
4회차 되어도 1회차 벌점만 사라져
상대 활용하는 마크 추입형 큰 부담
위축된 선수들 소극적 레이스 변수
8월부터 경륜의 벌점제도가 달라지면서 새로운 방식이 선수들의 경기력과 작전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새 벌점의 핵심은 3회차 합산 벌점이 50점을 넘으면 1회차 출전 정지를 당하는 것이다. 여기서 3회차가 지난다고 해도 벌점이 모두 사라지는 이른바 ‘리셋’이 없다는 점이다. 3회차를 지나 4회차가 되어도 첫 1회차 벌점만 삭제한다.

예를 들어 1회차 15점, 2회차 15점, 3회차 15점을 받아 누적벌점이 45점이면 4회차 출전 때는 1회차 15점만 사라지고 2, 3회차 누적벌점 30점은 남아 있다. 따라서 4회차에서 벌점 20점을 받으면 50점을 넘어 1회차 출전 정지를 받는다.

벌점 50점은 1회차 출전 정지로 사라져도 나머지 점수는 해당 회차에 그대로 남아있다. 한 회차에 벌점 60점을 받으면 50점은 1회차 출전 정지로 인해 상쇄되지만, 나머지 10점은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따라서 아주 드문 경우지만 만약 한 회차에 100점 이상 벌점을 받으면 2회차 출전 정지를 당한다.

벌점제도 변경은 선수들과 경륜경정총괄본부의 합의로 만들어졌다. 최근 잦은 낙차와 과도한 견제 등으로 선수와 고객 모두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러한 사고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제도 변경이 이루어졌다.


●“벌점 많은 선수 위축될 가능성”


새 벌점제는 몸싸움이 적은 선행형에게 유리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라이벌 구도 속에 주도권을 잡는 과정에서 가벼운 접촉이 있을 수 있겠지만 과도한 몸싸움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벌점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타 지역 선수들도 선행형이나 자력 승부를 펼쳐왔던 선수들은 평소 하던 대로 경주 운영에 나설 계획이라는 의견이 많다.

반면 마크, 추입형에겐 불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시행 직후인 8월 첫 회차에서 전형적인 마크 추입형인 상남팀의 21기 배정현은 누적벌점 61점을 기록해 다음 회차 출전정지를 받았다. 평소 상대를 활용하는 작전으로 항상 벌점에 노출이 되었던 선수다. 이처럼 마크, 추입형은 벌점 관리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몸싸움에 유독 강한 모 선수는 “일반적인 선수들의 경우 3회차 50점이 여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불가피하게 몸싸움을 해야 하는 파이터형들은 순식간에 20∼30점의 벌점을 받을 수 있어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크 추입형이지만 벌점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선수들도 의외로 많았다. 특히 등급별 추입형 강자들은 벌점제 변경에 개의치 않았다 전형적인 추입형 강자인 박용범은 “벌점제도가 바뀌었다고 작전에 변화를 주거나 소극적으로 대처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보통 1년에 한 게임 반 정도 누적벌점으로 출전 정지를 당하는 편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최래선도 ”벌점을 지나치게 신경 쓰면 오히려 게임을 망칠 수 있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경석 ‘최강경륜’ 편집장은 “벌점제도가 바뀌었다고 해서 작전의 큰 틀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벌점이 과도한 선수들이 출전할 경우 몸싸움에 소극적이거나 위축될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어 특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재범 기자 oldif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