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징크스는 깨지 못했어도…‘파이터 모드’ 서울, 뜨거워진 명가가 돌아왔다 [현장리포트]

입력 2023-08-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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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FC 서울과 울산 현대의 경기에서 서울 오스마르와 주민규가 볼 다툼을 벌이고 있다. 상암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폭풍처럼 흐른 일주일이었다. FC서울은 큰 변화를 겪었다. 안익수 전 감독이 19일 대구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27라운드 홈경기를 2-2로 비긴 뒤 사퇴했다. 이에 서울은 김진규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현 상황에선 최선의 선택이었다.

김 대행에 주어진 시간은 나흘. 그 사이 분위기를 추스르고, 경기를 준비해야 했다. 하필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날 28라운드 상대는 올 시즌 독보적 선두인 울산 현대였다. 게다가 천적이다. 2017년 10월 28일 3-1 승리 후 17경기 무승(4무13패)에 시달렸다. 부정적 전망이 가득했다. 김 대행도 “무조건 진다”는 예상을 접했다.

그러나 뻔한 흐름이 아니었다. 서울은 꼬리를 내리지 않고 ‘잘하는’ 축구에 집중했다. 강한 정신력까지 뒷받침됐다. 결과는 짜릿한 2-2 무승부였다.

경기를 앞두고 “우리 선수들은 얌전하다. 항상 불만스러웠다”던 김 대행은 “김진규 10명이 뛸 것”이라고 예고했는데, 서울의 모두에게 ‘파이터 DNA’가 장착됐다. 실수에 좌절하지 않고, 부딪히면 되받아치고, 볼을 빼앗기면 곧장 되찾는 플레이로 울산에 맞섰다.

27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FC 서울과 울산 현대의 경기에서 서울과 울산이 2-2 무승부를 기록한 후 양 팀 선수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상암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안익수 체제’에선 힘을 쓰지 못한 일류첸코도 ‘킬러 모드’로 돌아왔다. “독기가 가득하다. 일을 낼 것 같다”던 김 대행의 기대가 전반 9분 선제골(시즌 3호)로 연결됐다. 그러나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감독 교체가) 서울에는 동기부여다.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계한 홍명보 울산 감독은 기민하게 대응했다. 전반 13분 투입된 베테랑 이청용을 후반 13분 다시 불러들이는 강수를 쓴 울산은 득점왕을 노리는 주민규의 멀티골(후반 19·23분)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래도 주인공은 서울이었다. 일류첸코 대신 후반전을 책임진 윌리안이 추가시간 짜릿한 동점골로 2-2를 만들었다. 무승 행진은 6경기째(3무3패) 이어졌으나, 질 경기에서 승점을 얻은 서울은 분명 달라진 모습이었다.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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