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안은진 “더 단단해진 1년…한국의 ‘스칼렛 오하라’ 영광” [인터뷰]

입력 2023-11-22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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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안은진은 “생명력 강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희망과 힘을 얻는다. 시청자도 같은 위로를 받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제공|UAA

인기리 종영 드라마 ‘연인’서 열연한 배우 안은진

1년간 촬영…9쌍 커플 탄생
‘연인이 연인’한 것
난 좋은 ‘인연’만 만들었죠
잇달아 주체적인 캐릭터 역
너무 큰 행운, 감사할 뿐이죠
배우 안은진(32)은 올해를 오롯이 MBC 드라마 ‘연인’에 쏟아 부었다. 한겨울 칼바람이 불던 지난해 12월 촬영을 시작해 17일까지 11개월에 달하는 대장정을 마쳤다. 한 해를 갈아 넣은 덕분에 새로운 ‘인생캐릭터’도 생겼다. 조선 병자호란을 거친 양반가 규수 유길채 역을 맡아 역관 이장현 역의 남궁민과 엇갈리는 사랑을 절절히 표현해 수많은 ‘연인 폐인’을 양산했다. 전쟁 속에서 굳건히 살아가는 모습이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비비안 리)와 닮았다며 ‘한국의 스칼렛 오하라’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21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1년 가까이 200여 명의 스태프·배우들과 함께 지내며 그 어느 때보다 희로애락을 진하게 느꼈다”면서 “뭐 하나 쉬운 게 없어 울기도 했지만, 그만큼 웃고 큰 행복을 느꼈다. 나까지 단단해진 1년”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연인’이 ‘연인’ 했다!”

그는 촬영에 몰두하느라 18일 12.9%(닐슨코리아)의 시청률로 종영할 만큼 뜨거웠던 인기를 실감할 틈도 없었다. 종영 다음 날인 19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돼지고기구이 식당에서 열린 종방연에서 동료들과 회포를 나누며 “비로소 뒤를 돌아봤다”고 말했다.

“그날 새벽 3시까지 3차에 걸쳐 우리의 끝을 자축했어요. 촬영하며 9쌍의 커플이 탄생했대요. 1년 가까이 함께하니까 정이 안 들 수가 없었던 거죠. 제가 다 뿌듯해서 ‘연인의 연인들’이라며 응원을 엄청나게 했어요. 아쉽게도 배우들 사이에선 커플이 안 나왔네요. 하하!”

비록 연인은 못 만났지만 “대신 너무나 좋은 인연들을 수두룩하게 만났다”며 자랑했다. 남궁민뿐 아니라 극중 절친으로 나온 이다인, 자신과 이다인의 몸종으로 각각 출연한 박정연, 권소현 등이다. 특히 임신을 발표한 이다인과 경사를 함께 만끽했기도 했다.

“남궁민 선배는 나중엔 눈빛만 봐도 생각이 통했어요. 워낙 단단한 분이니 마음 놓고 연기할 수 있는 파트너였죠. 권소현 언니는 ‘연기 근육이 많이 늘어났을 테니 너 이제 어떤 것도 할 수 있어’하며 제 다음을 기대해 줬어요. (이)다인이의 임신 사실을 알고는 날씨가 너무 추워서 걱정했는데, 씩씩하게 촬영을 마쳐서 역시 다인이답다고 생각했어요.”


●“생명력 강한 캐릭터 욕심나”


사극의 매력 덕분인지 그는 “이렇게까지 다양한 세대의 시청자 반응을 얻은 게 처음”이라고 돌이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재학 시절 스승들도 “잘 봤다”며 연락해 왔다.

“심지어 부모님께서도 과몰입하셔서 매일 ‘길채는 그래서 결혼했니? 엄마한테만 말해줘’라고 물어보셨어요. 폭넓은 연령대의 시청자 마음을 움직이는 드라마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힘을 얻어서 끝까지 촬영할 수 있었어요.”

앞서 산부인과 조교수 김대명과의 로맨스를 이끈 레지던트 역을 맡은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 억척스러운 싱글맘을 연기한 JTBC ‘나쁜 엄마’에 이어 ‘연인’에서도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연기하며 “나 또한 함께 성장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런 성장 서사를 연기할 기회가 많지 않거니와 긍정적인 메시지를 연기하는 자체도 힘이 돼요. 배우라면 모두가 욕심낼 만한 캐릭터들을 연달아 맡아 행운이죠. 앞으로도 역경을 딛고 일어나는, 생명력 강한 캐릭터를 계속 연기하고 싶어요. 특히 생명력의 대표 캐릭터로 ‘한국의 스칼렛 오하라’가 된 게 정말 영광이에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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