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강민 지명이 불문율 위반?’…프로는 비즈니스, 왈가왈부 이유조차 없다 [스토리 베이스볼]

입력 2023-11-23 15: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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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김강민. 스포츠동아DB

22일 KBO 2차 드래프트 종료 후 최대 화제는 한화 이글스의 김강민(41) 지명이었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창단 첫 신인드래프트였던 2001년 2차 2라운드(전체 18순위)에 지명돼 한 번도 팀을 떠나지 않았던 상징적 존재의 이적 소식은 안팎으로 엄청난 충격파를 낳았다.

김강민은 SSG 구단의 역사를 함께한 인물이자, 2000년대 인천야구의 부침을 모두 겪은 산 증인이다. SK와 SSG가 경험한 영광의 순간에는 늘 그가 있었다.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2007년을 시작으로 2008, 2010, 2018, 2022년 등 5차례 한국시리즈(KS) 제패를 이끈 주역이다.

그렇다 보니 김강민의 이적에 따른 후폭풍이 거센 것은 당연하다. 김강민과 함께했던 SSG 동료 김광현(35)과 한유섬(34)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팬들 또한 여러 채널을 통해 아쉬움을 드러냈고, 김강민을 보호선수(35명) 명단에서 제외한 구단의 처사를 성토하기도 했다. 또 김강민의 지명을 강행한 한화를 향해 비난을 쏟아낸 이들도 적지 않았다. SSG 팬들로선 영구결번에 준하는 레전드를 허무하게 떠나보내게 된 상황이니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논란이 될 이유조차 없는 이슈다. SSG는 김강민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한화는 규정대로 보호선수 명단에 들지 않은 김강민을 지명했을 뿐이다. 당연한 권리다. 김강민이 필요했다면, SSG가 그를 보호선수로 묶었어야 했다.

한화 구단은 2012년 신생팀 특별지명 당시 은퇴를 고민하던 박찬호를 20인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시켰다. 그뿐 아니라 익명을 요구한 야구계 관계자는 “올해 2차 드래프트 때 은퇴를 고민 중인 선수는 ‘비고’란에 이를 명시했지만, 김강민은 그 대상이 아니었다”고 귀띔했다.

지명한 이유도 확실했다. 한화 구단은 “외야 선수층 강화 및 대수비, 대타 자원의 기량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우리 팀의 젊은 외야수들과 많은 공감을 나누며 성장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김강민 지명 이유를 설명했다. 남다른 타구판단능력과 순발력을 앞세워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중견수로 나서고 있는 김강민이다. 올 시즌에도 중견수로 33경기(22선발)에 출전해 202.1이닝을 소화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과거 프로농구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프로 출범 이전인 1995년 현대전자(현 부산 KCC)에 입단해 2006~2007시즌까지 한 팀에서만 뛰었던 슈퍼스타 이상민(현 KCC 코치)이 자유계약선수(FA) 서장훈의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서울 삼성으로 이적했다. 당시 프로농구 FA를 영입하는 구단은 보호선수를 영입 선수 포함 3명까지만 지정할 수 있었는데, 서장훈을 빼앗긴 삼성이 그 명단에서 제외된 이상민의 지명을 강행했다. 당시 나이 35세였던 이상민은 KCC의 ‘원클럽맨’으로 은퇴할 것이 유력했는데, 갑작스러운 이적에 ‘팬심’이 들끓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도 아무런 문제는 없었다.

김강민의 이적도 마찬가지다. ‘동업자정신’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남은 것은 김강민의 선택을 기다리고, 존중하는 일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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