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용 자궁근종 로봇수술, 효과 높지만 환자군 선별 중요해

입력 2023-12-18 10: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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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경도 원장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증 등의 자궁질환은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유전적 요인과 함께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병 연령대가 점점 더 넓어지고 있어 젊은 여성들도 자궁건강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중 가장 흔한 질환인 자궁근종은 증상이 없다면 무조건 수술을 받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생리과다, 생리통, 골반통, 빈혈, 빈뇨, 부정출혈 등으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되거나 여성불임의 원인이 된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자궁근종 치료에는 자궁근종 수술, 자궁동맥 색전술, MR하이푸, 호르몬요법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치료인 수술의 경우 과거에는 개복수술이 주로 이뤄졌지만 회복 기간이 길고 출혈 및 감염의 위험이 높아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로 대체되고 있다. 복부를 크게 절개하지 않고 배꼽 주변으로 카메라와 수술 도구를 진입시켜 근종을 제거한다. 최근에는 병변으로의 접근성과 카메라 해상도를 높여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 완성도를 높이는 로봇수술로 발전했다.

로봇수술은 의사의 손대신 로봇 장비로 환자를 치료한다. 집도의가 콘솔(조종석)에 앉아 로봇장비에 연결된 카메라와 팔을 조종하는 방식이다. 육안보다 훨씬 뚜렷하고 명확한 10배 이상의 확대된 3차원 고해상도 영상을 구현한다.

무엇보다 4~6개 동작만 가능한 일반 복강경과 달리 로봇수술은 15개 안팎의 동작이 가능하고, 로봇장비의 3D 카메라는 깊이도 표현하여 접근·절개·봉합·지혈 등 수술 과정의 정확도가 개선된다. 일반 개복수술보다 피부 절개 범위가 작아 출혈과 통증이 덜하고 염증이나 유착 등 수술 후 부작용도 적은 편이다.

하지만 육안과 촉감을 이용해 직접 수술하는 것보다 직관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므로 의료진의 경험에 따라 수술 결과가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

기경도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장(산부인과 전문의·의학박사)은 “로봇수술은 최고의 기술력을 접목한 안전하고 완성도 높은 치료법”이라며 “하지만 아직까지는 건강보험 적용에 한계가 있고 환자부담 비용이 높은 편이라 복강경수술로 충분한 사례에서 무리하게 로봇수술이 권장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기 센터장은 “자궁근종의 발병 부위가 깊어 일반 복강경으로는 접근이 까다로운 경우, 자궁 기능을 최대한으로 보존해야 하는 경우, 추후 임신과 출산을 위해 봉합을 튼튼히 해야 하는 경우, 빠른 회복이 필요한 경우 등에서 로봇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초음파 및 MRI를 통한 사전 정밀 검사를 기반으로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이수진 스포츠동아 기자 sujinl2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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