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수장들의 신년사

입력 2024-01-03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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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왼쪽부터).

신동빈 롯데 회장 “한 단계 도약 위해선 위기 속 기회 찾아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단 한클릭의 격차가 경쟁사와 차이 벌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다양한 미래 구상해 변화 방향 모색해“
2024 갑진년 새해를 맞은 주요 유통업계 수장들이 신년사를 통해 위기 속 기회와 구체적 극복 방안 등을 제시했다. 지속되는 글로벌 복합 위기로 인해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폭된 만큼,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생존 전략과 함께 미래 메시지를 전한 것이 특징이다.


●위기 속 도전과 혁신

신동빈 롯데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경기 침체를 언급하며 위기 속 기회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신 회장은 “글로벌 복합 위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미래 성장도 좌우될 것”이라며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속적 도전과 혁신을 강조했다.

기회를 잡기 위해 준비해야 할 방법론도 제시했다. 신 회장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는 압도적 우위의 핵심 역량을 가진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며 재도약을 위한 각 사업 영역에서의 핵심 역량 고도화와 함께 고객에게 차별화 가치를 전달할 수 있도록 과감한 사업 구조 개편을 주문했다. 또 인공지능(AI)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사업 혁신을 당부했다. 신 회장은 “그동안 그룹 전반에 디지털 전환을 이뤄왔으며 이미 확보된 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전반에AI 수용성을 높이고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기술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며 “AI 트랜스포메이션을 한발 앞서 준비한다면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창의적이고 실행력이 강한 조직문화 구축도 주문했다. 신 회장은 “위기 돌파를 위해서는 조직문화가 혁신을 지원하고 새로운 시도를 독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조직 내 실패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실패를 성공의 과정으로 인식하는 문화를 만들어달라”고 했다.


●원 레스 클릭, 원 모어 스텝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원 레스 클릭, 원 모어 스텝(ONE LESS CLICK, ONE MORE STEP)’을 핵심 화두로 내세우며, 비효율을 걷어내고 깊이 있는 분석과 성찰을 통해 한걸음 더 나아갈 것을 제시했다. 정 부회장은 “최근 리테일 업계 전반의 지각 변동과 관련해 쇼핑할 때 생긴 ‘단 한 클릭의 격차’가 고객의 마음을 흔들고 소비의 패턴을 바꿨다”며 “사소해 보이는 ‘한 클릭의 격차’에 집중해야 경쟁사와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원 레스 클릭’을 통해 고객 사이의 간격을 줄이는 것이 본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첫걸음이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정 부회장은 “그룹 전체의 효율과 시너지의 핵심이 원 레스 클릭인 만큼 이를 업무 방식 전반에 최우선 원칙으로 삼자”며 “자사 이기주의와 불필요한 업무 중복 등이 대표적인 원 레스 클릭의 대상이고, 고객 가치 실현과 그룹 전체의 이익이라는 궁극의 목표만 남기고 모두 덜어내자”고 당부했다. 또 “업무를 바라보는 관점을 원 레스 클릭에 맞춰야 한다면, 이를 검토하고 실행하는 단계에서는 ‘원 모어 스텝’이 필요하다”고 했다. 원 모어 스텝은 업무의 깊이를 한 걸음 더 나아가고 한 층 더 깊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으로, 남들이 보지 못한 것, 경쟁사는 생각해보지 않은 것까지 시야에 넣고 따져봐야 한다는 의미다.

정 부회장은 “원 모어 스텝을 통해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답을 찾아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장 메커니즘 확립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2024년 지주회사 체제 경영 기반으로 기민하게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성장 메커니즘’ 확립을 주문했다. 성장 메커니즘은 창의적으로 일하는 환경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폭넓은 구상을 통한 새로운 성장기회의 창출과 고객가치를 중심으로 한 혁신이 지속되는 체계를 말한다. 정 회장은 “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양한 시각으로 미래를 구상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고, 보다 적극적으로 실행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래를 구상한다는 것은 다양한 미래를 보고, 성장의 대안을 폭넓게 고려해 나온 가능치를 목표로 삼는 것을 의미한다”며 “계열사별로 처한 사업환경과 역량·자원에 매몰된 통념을 버리고,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새롭고 다양한 시각으로 비즈니스의 변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고 고객의 가치를 중심으로 한 혁신이 지속되는 성장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우리 스스로 일에 대해 의미를 찾고 자발적인 동기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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