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그데이즈’ 윤여정 “함께 개취급 받던 감독 데뷔작, 전우애로 출연” [인터뷰]

입력 2024-01-1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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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그데이즈’를 주연한 배우 윤여정은 “겉으로는 까칠하지만 속내는 따뜻한 캐릭터가 나와 꼭 닮았다”며 웃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영화 ‘도그데이즈’서 호흡 맞춘 배우 윤여정·유해진

윤여정:아카데미상 수상 후 첫 작품
“김덕민 감독 데뷔작이여서 선택”
유해진:“선생님 덕에 기분좋은 긴장
먼저 떠난 반려견 내내 생각 나”
배우 윤여정(76)과 유해진(54)이 ‘멍 집사’(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가 됐다. 반려견으로 얽힌 사람들의 따뜻한 성장 이야기로 겨울 극장가를 녹일 영화 ‘도그데이즈’(감독 김덕민 감독·제작 JK필름)를 통해서다.

2월 7일 개봉하는 영화는 아이를 입양한 초보 부모, 인디 음악가, 배달 라이더 등 다양한 인물들이 강아지를 만나 삶이 달라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윤여정과 유해진은 각각 반려견에게만 따뜻한 까칠한 건축가와 싱글남 민상을 연기한다.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된 두 사람은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첫 장면 촬영을 돌이켰다. “우리가 영화 속에서 사랑하는 관계였던 것도 아니라 호흡이랄 것도 없었다”라는 윤여정의 ‘쿨’한 한 마디에 유해진은 “선생님과 함께하니 뻔한 말을 안 해도 돼서 너무 시원하다. 동치미를 마신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선생님과 연기하면서 정말 긴장을 많이 했다. 이런 기분 좋은 긴장감은 정말 오랜만이었다”며 미소 지었다.


●“같이 ‘개 취급’ 받던 감독의 데뷔작, 꼭 함께!”

영화는 윤여정에게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안긴 ‘미나리’, 애플TV+ ‘파친코’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윤여정은 복귀작을 이번 영화로 택한 이유는 “오직 김덕민 감독만 보고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우리 감독님이 조감독 시절에 같은 작품을 했어요. 그때 우리 둘이 똑같이 ‘개 취급’을 받았거든요. 같은 취급을 받아서 그런지 전우애가 있어요. 그때 ‘덕민이가 처음 연출하는 작품에 꼭 출연하리라’ 마음먹었어요. 그래서 여기까지 왔죠. 현장도 좋았어요. 제대로 준비도 안 하고 현장에 오는 감독들도 많거든요. 그런 감독들은 흉도 많이 봤어요. 그런데 덕민이는 정말 준비를 철저히 해왔어요. 덕민이는 흉 안 보려고요. 하하!”

극중 겉으로는 까칠하지만 따뜻한 속내를 가진 캐릭터는 실제 윤여정의 모습과도 똑 닮아있다. “나와 잘 맞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던 그는 극중 모든 장면에서도 별도의 의상이 아닌 실제 자기 옷을 입었다.

“배우 생활을 오래 하니까 집에 옷이 너무 많아요. 우리 때는 작품 안에서도 다 배우들이 자기 옷을 입었다우. 이번에는 의상 담당이 우리 집에 와서 옷장을 둘러보며 함께 작품에 맞는 적당한 옷을 함께 찾았죠.”

유해진은 반려견 소재인 ‘도그데이즈’를 촬영하며 “세상을 떠난 반려견 ‘겨울이’를 떠올렸다. 가슴 속에 겨울이를 묻은 기분”이라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먼저 세상 떠난 겨울이 너무 그리워”

동물과 함께 연기하는 건 27년 차 베테랑 배우인 유해진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2009년 영화 ‘전우치’에서 개와 사람의 모습을 오가는 영물 초랭이를 연기했던 그는 그때를 돌이키며 “차라리 내가 개를 연기하는 게 더 낫겠더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아우, (개들이) 정말 말을 엄청 안 들어요. 그런데도 참 즐겁더라고요. 저랑 호흡을 맞춘 강아지가 tvN ‘삼시세끼’에서 만났던 강아지 산체와 정말 비슷하게 생겼거든요. 그래서 산체 생각도 많이 나더라고요.”

산체뿐만이 아니다. 세상을 떠난 반려견 겨울이가 생각나 영화 촬영 내내 마음이 애틋해지기도 했다.

“촬영 때마다 겨울이와 똑같은 종인 웰시코기 한 마리를 데리고 나오시던 동네 아저씨가 계셨어요. 그 아이를 볼 때마다 겨울이가 떠오르더라고요. 주변에서 반려견을 떠나보내고 너무나 슬퍼하는 사람들을 볼 때 ‘저렇게까지 슬플까?’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그런데 제가 겨울이를 떠나보내고 나니 그 마음을 알겠더라고요. 그 슬픔이 정말 오래가고 (겨울이를)가슴에 묻는 느낌이에요. 지금 이 순간에도 겨울이가 생각나요.”

이승미 스포츠동아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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