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잡은 ‘슈퍼 킬러’ 주민규, A매치 데뷔전·데뷔골 ‘두 마리 토끼몰이’ 바라본다

입력 2024-03-20 06: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주민규. 스포츠동아DB

K리그의 ‘슈퍼 킬러’ 주민규(34·울산 HD)에게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태극마크라는 평생의 꿈을 나이 이제야 이뤘고, A매치 데뷔와 데뷔골을 동시에 정조준하고 있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태국과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21일 서울·26일 방콕)을 앞두고 1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2023카타르아시안컵 기간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충돌로 이어진 ‘탁구게이트’, 대한축구협회 행정직원과 일부 선수들이 함께한 카드도박까지 온갖 추문에 휩싸인 한국축구로선 명예회복을 위한 기회다.

‘황선홍호’의 모두가 총력전을 다짐한 가운데 대표팀에서 ‘가장 나이 많은 막내’ 주민규가 단연 주목받고 있다.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지도 못했고, 엘리트 코스를 밟지 못했음에도 불굴의 의지로 이 자리까지 올라섰기 때문이다.

주민규의 축구인생은 극적이다. 아마추어 때까지 중앙미드필더로 뛰었으나 두각을 드러내지 못해 프로팀의 지명을 받지 못했고, 연습생 신분으로 K리그2 고양 Hi FC에 입단하며 간신히 프로 문턱에 진입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2015년 서울 이랜드에 입단한 뒤 포지션을 스트라이커로 전환한 것이 주효했다. 골잡이로서 첫 시즌에 K리그2 득점 2위(23골)에 올랐고, 2021시즌에는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22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2022년에는 17골로 조규성(당시 전북 현대·현 미트윌란)과 동률을 이뤘으나, 출전시간이 많아 2년 연속 득점왕에는 아쉽게 실패했다. 이어 울산으로 복귀한 2023시즌 17골로 득점왕을 탈환했다.

한국축구대표팀이 18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전을 앞두고 소집 훈련을 가졌다. 주민규가 동료와 몸을 풀고 있다. 고양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이를 황 감독이 높이 샀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과 달리 임시 사령탑은 주민규를 외면하지 않았다. “최근 3년간 50골 이상(56골·10도움) 올린 공격수는 없다”며 주민규에게 33세 333일에 대표팀 승선을 선물했다.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라도 주민규의 출저 가능성은 충분하다. 조규성과 경쟁을 뚫어야 하나 대표팀도 신선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태국으로서도 노출되지 않은 공격수가 훨씬 두려울 수 있다. “머리 박고 간절함으로 열심히 뛴다”는 것이 ‘늦게 핀 꽃’ 주민규의 각오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