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그룹이 F1에 참가하는 이유는 지속가능성

입력 2024-03-24 13: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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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1(F1) 출전하는 르노그룹의 F1 팀 알핀(ALPINE) 레이싱 머신. 사진제공|르노코리아자동차

포뮬러1(F1)은 국내에서 인기 스포츠는 아니었다. 그런데 6년 전부터 시작된 넷플릭스 ‘F1 본능의 질주’ 다큐멘터리가 크게 성공하고, 지난해부터 쿠팡 플레이를 통해 국내에서도 F1을 생중계로 볼 수 있게 되면서 F1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2월 5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 영종도에 F1 경주장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F1에 대한 국내 관심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F1 레이싱에 대한 관심은 비단 국내뿐만은 아니다. 세계적으로도 F1 열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2022년 22개였던 그랑프리(GP)가 2023년엔 23개, 올해는 24개까지 늘어났다. F1의 높은 관중 동원력이 관광상품으로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세계적인 스포츠 대회 유치가 국가적 위상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많은 나라가 F1 개최를 희망한다.

르노그룹 알핀 내구레이스(WEC) 머신(왼쪽)과 F1 레이싱 머신. 사진제공|르노코리아자동차



● 르노, F1 기술력 양산차에 적용

F1 참가팀 입장에서 대회수가 늘어나는 건 부담이지만, 자동차 제조사 팀 입장에서는 그들의 기술력을 시험하고 과시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커지는 셈이다. 르노그룹의 F1 팀 알핀(ALPINE)을 예로 들면, 르노는 1970년대부터 F1에 참가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경주이지만, 르노가 지속적으로 F1에 참가하는 이유는 세계 최고 모터스포츠에서 최고의 자동차 기술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르노그룹은 F1에서 갈고닦은 기술을 양산차로 이식했다. 알핀 A110과 르노코리아 SM6 TCe 300에 들어간 직렬 4기통 1.8L 터보 엔진이 F1에서 가져온 직분사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 기술을 사용한다. 배기량에 비해 높은 출력을 내고, 터보 엔진이지만 엔진 회전이 부드럽고 반응이 빠른 특성을 지닌다. 참고로 이 엔진은 르노그룹에서 오직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만 생산한다.

또 F1이 하이브리드 엔진을 사용하게 되면서 전기 시스템 관련 기술도 양산차로 넘어왔다. 1.6L 엔진에 2개의 전기모터로 직렬과 병렬 하이브리드 기술을 모두 사용하는 르노코리아 XM3 E-TECH 하이브리드가 바로 F1에서 온 하이브리드 기술이다. 덕분에 이 차는 높은 효율성과 함께 전기모터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전기차와 같은 특성까지 지니게 됐다.

이외에도 공력성능을 높이는 에어로다이내믹 기술,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서스펜션 기술, 효율적인 흡·배기 시스템 등 여러 분야에서 F1과 모터스포츠에서 습득한 기술이 양산차로 이식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르노그룹의 F1 출전은 모터스포츠를 통한 홍보 및 마케팅 효과뿐만 아니라, 그룹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술 개발과 혁신이기도 하다. 특히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로 대비되는 전동화 기술은 그룹의 중추적인 미래 핵심 전략인데, F1이 일정 부분에서 기술 개발에 기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도 F1은 르노그룹의 전동화 전략에 더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026년부터 F1 파워트레인 규정이 바뀌면서 전기 동력을 지금의 3배로 늘려야 하고, 연료 사용량은 30% 이상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르노그룹은 차세대 F1 엔진 개발에 착수했다. 참고로 현재 F1에서 엔진을 직접 생산하는 팀은 페라리와 메르세데스, 알핀 세 팀뿐이다.

원성열 스포츠동아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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