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게임사들 ‘수장 교체’ 승부수 띄웠다 [김명근 기자의 게임월드]

입력 2024-03-26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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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리더십을 교체하며 위기 상황 돌파에 나선다. 최근 미디어 설명회에서 공동대표 체제를 설명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왼쪽)와 박병무 대표 내정자. 사진제공|엔씨소프트

새 리더십으로 불확실성 정면 돌파

NC, 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
‘게임 개발’ ‘투자·M&A’ 전문성 대폭 강화
넥슨·넷마블도 새로운 투톱 전면에 내세워
카카오게임즈 성장 이끈 한상우 대표 내정
게임업계가 새로운 리더십으로 위기 돌파에 나선다. 한국 게임 산업 전반이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이 사령탑을 교체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가 창사 이후 첫 공동대표 체제를 꾸리는 등 업계 전반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게임사 신임 대표들은 이번 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취임할 예정이다.


●엔씨 첫 공동대표 체제

엔씨소프트는 불확실성이 높아진 경영 환경에 대응해 전문성을 살리고 시너지를 내기 위해 공동대표 체제를 도입한다.

김택진 대표는 최고경영자(CEO)이자 최고창의력책임자(CCO)로 게임 개발과 사업에 집중한다. 박병무 신임 대표 내정자는 경영 시스템과 내실을 다지고,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한다.

김택진 대표는 게임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위해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는 신작 개발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한 게임 개발과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강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게임 개발 혁신에 집중한다. 최우선 주력 분야는 새로운 형태의 신작 개발이다. 김 대표는 “엔씨의 개발 장점을 살려 ‘MMO슈팅’, ‘MMO샌드박스’, ‘MMORTS’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며 “올해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크러쉬’, 수집형 RPG ‘프로젝트 BSS’를 통해 다양한 장르에 새로운 아이디어로 도전 중이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게임 개발에도 집중한다. 이를 위해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 게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아마존게임즈와 ‘쓰론 앤 리버티’, 중국 현지 퍼블리셔와 ‘블레이드&소울2’의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 현지에서 여러 테스트를 지속하며 개발 방향과 스펙을 협업하고 있다”며 “글로벌 사업 협력을 추진 중인 소니를 비롯해 빅테크 기업과 새로운 방식의 협력을 논의하고 있으며,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AI를 활용해 게임 개발 과정에서의 혁신도 추진한다. 그는 “AI 기술을 게임 제작에 적극 도입해 비용의 효율화과 제작 기간 단축으로 창작 집중성을 만들어낼 것이다”며 “이를 위해 창의력이 뛰어난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고 회사의 자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병무 대표 내정자는 경영의 내실화와 시스템 구축에 주력하며 엔씨의 변화를 추진한다. 이를 위한 4가지 키워드도 제시했다. ▲핵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경영 효율 강화 ▲모든 구성원이 정확하게 상황을 인지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시스템 구축 ▲경험의 내재화를 바탕으로 한 ‘세계화’ 기반 구축 ▲지적재산권(IP) 확보 및 신성장 동력을 위한 투자와 인수합병(M&A) 추진이다.

박 내정자는 “엔씨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다양한 IP(지적재산권), 수십 년간 게임을 개발하고 라이브 서비스를 해온 뛰어난 인재 풀, 다양한 성공과 실패 경험, 재무적 안정성 등 성장과 재도약을 할 수 있는 훌륭한 자산을 가지고 있다”며 “김택진 대표와 함께 원팀으로 엔씨 자산의 잠재력을 꽃 피워 글로벌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넥슨코리아의 강대현, 김정욱 신임 공동 대표 내정자와 넷마블의 김병규 신임 각자 대표 내정자(왼쪽부터). 사진제공|넥슨·넷마블



●넥슨·넷마블도 새 리더십

엔씨와 함께 3N으로 불리는 넥슨과 넷마블도 새 ‘투톱’ 체제를 마련한다. 먼저 올해 30주년을 맞은 넥슨은 넥슨코리아의 신임 공동 대표로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를 낙점했다. 강 신임 공동 대표 내정자는 회사의 주요한 개발 전략 수립 및 운영 역량을 선보여 왔다. 김 신임 공동 대표 내정자는 넥슨의 사회공헌 및 인사, 홍보 등 경영지원과 커뮤니케이션 부문 전반을 총괄해 왔다.

넷마블은 신임 각자 대표에 경영기획 담당 임원 김병규 부사장을 내정했다. 김병규 대표 내정자는 권영식 사업총괄 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김 대표 내정자는 삼성물산을 거쳐 2015년 넷마블에 합류했고, 전략기획과 법무, 정책, 해외 계열사 관리 등 넷마블컴퍼니 전반에 걸쳐 다양한 업무를 맡아온 ‘전략기획통’이다.


●박관호 대표 경영일선 복귀

카카오게임즈는 한상우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한 대표 내정자는 카카오게임즈의 국내외 투자 및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등을 추진하며 카카오게임즈의 성장과 글로벌 진출을 이끌어왔다. 20년 이상의 해외 사업 경험과 국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2018년부터 카카오게임즈의 글로벌 사업을 맡아왔다. 한 내정자는 쇄신TF장을 맡아 앞으로의 전략적 사업 계획을 위해 필요한 과제를 점검, 실질적인 쇄신 방향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신임 대표 내정자를 중심으로 서비스 역량 및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국내외 자회사 및 파트너사들과 다양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성장을 도모해 나갈 계획이다.

컴투스는 신임 대표에 남재관 사업경영담당 부사장을 내정했다. 남 대표 내정자는 다음과 카카오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 카카오 부사장 등을 역임하며 IT 및 게임 업계의 성장을 이끈 경영 전문가로, 2023년 컴투스에 합류했다. 경영 관리 능력과 전략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컴투스의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을 이끌어 갈 방침이다.

한편, 위메이드 박관호 이사회 의장은 최근 대표이사 회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1세대 게임 개발자인 박 회장은 2000년 2월 위메이드를 설립, 한국과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끈 PC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2’ 개발 및 서비스를 이끌었다. 박 회장은 개발에 전념하며 경영을 지원하던 역할에서 벗어나, 게임과 블록체인 사업의 수장으로서 회사를 이끌어갈 계획이다.

김명근 스포츠동아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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