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엔트리에 순수 신인 6명, 이것이 키움의 방향성

입력 2024-03-26 13: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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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전준표·김윤하·손현기·김연주·이재상·고영우(왼쪽부터). 사진제공 | 키움 히어로즈

키움 히어로즈의 2024시즌은 안개속이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메이저리그(MLB) 진출과 안우진(25)의 팔꿈치 수술 후 입대로 투·타의 중심축들이 빠져나간 까닭에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키움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개막 엔트리에는 올해 입단한 순수 신인을 6명이나 올렸다.

고교 시절부터 잠재력을 인정받은 선수가 아니라면, 프로팀에 갓 입단한 신인이 첫해부터 1군에서 뛰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최정예 전력을 꾸려야 하는 개막전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키움은 투수 전준표(1라운드 8순위), 김윤하(1라운드 9순위), 손현기(2라운드 19순위), 김연주(3라운드 29순위)와 내야수 이재상(2라운드 16순위), 고영우(4라운드 39순위) 등 6명을 개막 엔트리에 집어넣었다. ‘육성’ 기조를 확실하게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만하다.

이들 중 김윤하를 제외한 5명은 23일 광주 KIA 타이거즈와 개막전(5-7 패)에 출전했고, 손현기~전준표~김연주는 4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며 주목할 만한 데뷔전을 치렀다. 이재상은 9번타자 유격수로 선발출전했고, 고영우는 대수비로 나섰다. 만원관중이 입장한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주눅 들지 않고 당당히 기량을 겨룬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키움은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팀이다. 고교 시절의 성적과 신인드래프트 지명 순위는 중요하지 않다. 갓 입단한 신인이라도 강점을 어필하면 주저하지 않고 기회를 준다. 이정후는 입단 첫해, 주장 김혜성(25)은 2년째부터 본격적으로 1군에서 기회를 받고 KBO리그 정상급 스타로 성장한 사례다.

그뿐 아니라 주전 포수 김동헌(20)과 김휘집(22), 송성문(28), 임지열(29) 등도 키움의 육성 시스템을 통해 어엿한 1군 선수로 자리 잡았다. 트레이드, 프리에이전트(FA) 계약, 2차 드래프트 등을 통해 베테랑들을 수혈하기도 하지만, 키움의 기본 기조는 육성이다. 키움의 올 시즌 개막 엔트리 28명 중 외국인선수 3명과 최주환, 이원석, 이형종 등까지 6명을 제외하면 전원이 키움에만 몸담았던 선수들이다. 키움의 확고한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기조가 올 시즌 내내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외국인투수 아리엘 후라도(28)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28·등록명 헤이수스)를 제외하면 선발로테이션에도 불확실성이 크다. 젊은 투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수 있는 구조다. 키움 영건들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새 시즌 또 다른 흥밋거리일 수 있다.

강산 스포츠동아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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