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스타즈 박지수. 스포츠동아DB
박지수의 엄청난 높이는 다른 선수들이 기술로 극복할 수 없는 강점이다. 김완수 KB스타즈 감독은 이를 활용한 다양한 패턴을 만들어 상대 수비를 흔든다. 박지수도 그만큼 자신이 있다. 가드 허예은(23·165㎝)에게는 “때론 골밑에서 직접 패스를 주는 것보다 (허예은이) 레이업슛을 던지고 내가 리바운드를 잡는 게 더 편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다. 스피드 또한 다른 빅맨들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다.
기술도 기술이지만, 쉽게 생각하기 어려운 디테일까지 챙긴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분석해도 박지수를 봉쇄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26일 아산 우리은행과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 2차전 홈경기(64-60 승)에선 경기 도중 자유투를 시도하는 방식을 바꿔 화제가 됐다. 3쿼터까지 자유투 성공률이 42.9%(7시도 3성공)에 그치자, 4쿼터에는 백보드를 맞히는 방식으로 2개를 모두 적중시켰다. 박지수의 정규리그 통산 자유투 성공률은 71.5%로 준수한 편이지만, 작은 차이가 슛 정확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KB스타즈 박지수. 사진제공 | 청주 KB스타즈
박지수는 결과가 좋지 않다고 판단하면 적극적으로 플랜B를 찾는다. 상대 수비의 압박이 덜할 때 과감하게 3점슛을 시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 시즌 데뷔 후 가장 많은 23개의 3점슛을 시도해 8개를 성공(34.8%)시켰다.
자유투 방식을 바꾼 것 역시 과감한 선택이었다. 박지수는 “연습 때는 자유투를 다 잘 던지는데, 체력적으로 흔들리면 공이 손에서 빠지는 경우가 있다”며 “그럴 때는 아예 공을 밀어 던지며 백보드를 활용하자고 생각한다. 사실 연습할 때 백보드를 맞히는 자유투를 던지지 않았기에 고민을 했다.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했는데 다행이다”고 털어놓았다.
아직 갈 길이 남았다. 28, 30일 적지 아산에서 챔피언 결정전 3, 4차전을 치러야 한다. 전력상 비중이 워낙 크기에 그의 어깨도 무겁다. 박지수는 “부담은 나뿐 아니라 모두가 느낄 것”이라며 “다 같이 힘내서 서로 잘할 수 있는 부분들을 해냈으면 좋겠다”고 책임감을 보였다.
강산 스포츠동아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