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 증명’ 손흥민 & ‘혈 뚫은’ 이재성, ‘바늘의 실’ 이강인과 함께 해 더 짜릿했다!

입력 2024-03-27 16:06: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손흥민(왼쪽)·이강인.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1992년생은 한때 한국축구의 중심축이었다. 지금도 여러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에서 각자의 몫을 하고 있다. 이들은 ‘황선홍호’에서 다시 뭉쳤고, 모처럼 활짝 웃었다. 부담스러운 태국 원정에서 통산 12번째,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을 향한 실크로드를 깔았다.

황선홍 감독이 임시로 이끈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방콕 라자망갈라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7경기 만에 무실점에도 성공한 한국은 3승1무, 승점 10으로 사실상 최종예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엄청난 무더위와 높은 습도 속에 잔디를 밟은 모두가 헌신했으나, 단연 돋보인 이는 1992년생 동갑내기 손흥민(토트넘)과 이재성(마인츠)이었다. 나란히 골을 터트리며 침체됐던 한국축구에 값진 승리를 선물했다.

역대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만 7도움을 기록하며 ‘특급 도우미’로 자리매김한 이재성은 방콕에선 직접 해결사로도 나섰다. 전반 19분 조규성(미트윌란)이 상대 문전 오른쪽에서 연결한 볼을 골라인에서 태국 수비의 견제를 피한 뒤 가볍게 밀어 넣었다. 86번째 A매치에서 터트린 통산 11호 골(14도움)이다. 21일 태국과 홈 3차전(1-1 무)의 어시스트를 포함해 연속 공격 포인트다.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답답했던 흐름은 한국으로 빠르게 기울었다.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주장 손흥민이 후반 9분 힘을 냈다. 침투패스를 받은 그는 볼을 달고 상대 진영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골키퍼 가랑이 사이로 볼을 차 넣었다. 125번째 A매치에서 나온 46호 골(20도움)이자 2경기 연속 골이다. 손흥민은 2023카타르아시안컵을 포함해 최근 7차례 A매치에서 5골을 뽑아내는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한국 원정에서 선전으로 승점 1을 얻었던 태국은 안방에서 또 한번 기적을 꿈꿨으나 한계만 확인했을 뿐이다. 후반 37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머리로 연결한 볼을 받은 박진섭(전북 현대)의 추가골은 완승을 알린 축포였다.

27번째 A매치에 출전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도 빼놓을 수 없다. ‘바늘의 실’ 같은 역할을 하면서 한국의 공격을 돋보이게끔 했다. 후반 29분 교체될 때까지 피치 구석구석을 누빈 그는 대표팀의 초반 2골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했다. 이재성의 첫 골을 도운 조규성에게 볼을 배달한 데 이어 손흥민의 득점도 비슷한 상황에서 패스로 어시스트했다. 이강인은 손흥민에게 달려가 힘껏 안겼는데, 둘은 아시안컵 기간 물리적 충돌을 빚은 바 있다. “갈등은 그라운드에서 스스로 풀어야 한다”던 황 감독의 바람이 현실이 된 순간이자, 대표팀이 그간의 내홍을 딛고 다시 ‘원팀’으로 거듭났음을 알린 장면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