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퀸’ 양효진이 곧 현대건설이었다 [현대건설 V3]

입력 2024-04-0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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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인천 삼선월드체육관에서 ‘2023-2024 도드람 V리그’ 인천 흥국생명과 수원 현대건설의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가 열렸다. 현대건설 양효진이 흥국생명 블로커를 피해 공격을 펼치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현대건설이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정상에 섰다. 2010~2011시즌 이후 13년만의 통합우승, 2015~2016시즌 이후 8년 만에 이룬 통산 3번째 챔피언 결정전 우승이다. ‘배구 여제’ 김연경(36)이 활약한 ‘영원한 맞수’ 흥국생명을 상대로 일군 결실이라 가치를 더했다.
현대건설의 베테랑 미들블로커(센터) 양효진(35)의 퍼포먼스는 눈부셨다. 정규리그 막바지부터 목 디스크 증세를 안고 뛰었지만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 내내 헌신적인 플레이로 우승을 이끌었다.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1일 열린 챔피언 결정전 3차전 원정경기도 대단했으나 우승 확률을 83.3%로 크게 높인 홈 1·2차전부터 인상적이었다. 세트스코어 0-2로 끌려가다 ‘리버스 스윕’ 승리를 쟁취한 1차전(3월 28일)에서 양효진은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6점(블로킹 5개)에 공격성공률 44%를 찍었다. 3세트까지 1-2로 뒤지다 4·5세트를 이겨 연승에 성공한 2차전(3월 30일)도 블로킹 6개를 포함, 두 번째로 많은 19점(공격성공률 46.15%)을 뽑았다. 팀의 블로킹 득점이 8점이라는 걸 감안하면 혼자 75%에 달하는 활약을 한 셈이다.

‘관리의 힘’이 컸다. 좁은 공간에서 몸을 쉴 새 없이 던지고 점프하고 달려야 하는 배구 선수에게 디스크는 달갑지 않은 손님이다. 현대건설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해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하면서 열흘 넘는 시간이 주어졌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양효진에게 완전한 휴식을 줬다. 효과가 있었다. 컨디션과 체력이 좋아졌고 통증은 많이 가셨다. 경기 리듬을 되찾는 것은 어려웠으나 1차전 3세트부터 살아났다.

1일 인천 삼선월드체육관에서 ‘2023-2024 도드람 V리그’ 인천 흥국생명과 수원 현대건설의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가 열렸다. 현대건설이 흥국생명을 꺾고 통합우승을 달성한 후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007~2008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은 양효진은 늘 팀을 지켰다. 종목을 떠나 프로무대에선 좋은 조건과 환경을 찾아 떠나는 상황이 낯설지 않다. 그러나 양효진은 4차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고도 한 팀에서만 뛰며 모든 우승을 함께 했다. 커피 한 잔도 고민할 정도로 철저한 몸 관리가 롱런의 비결이다.

각종 기록도 갈아 치웠다. 올해 2월 V리그 남녀부를 통틀어 최초로 7500득점 고지를 밟았다. 1월엔 최초의 공격득점 5500점, 3월엔 블로킹 1550개를 돌파해 ‘최초’의 기록을 추가했다. 양효진이 코트에 서는 동안 차곡차곡 쌓일 ‘현재진행형’ 역사다.

인천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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